조윤남 대신자산운용 마케팅운용총괄 전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간 지속된 미국의 주가 상승 추세가 낮은 금리 덕분이라고 해석한다면 반대로 시중금리 상승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할 수도 있다. 풍부한 유동성에 기댄 증시의 호황이 끝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과연 금리 상승은 반드시 주식시장에 부정적일까. 물론 금리가 급격히 오를 때는 주가가 하락한다. 하지만 그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 이럴 때는 금리 인상의 주요 원인이 신용 경색, 인플레이션, 급격한 유동성 축소인 경우가 많다. 경기 자체가 나빠진 것이다. 금리 인상은 비용 증가로 받아들여지고 채무가 많거나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일수록 부담이 커진다.
시중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와 주가수익비율(PER)의 관계는 포물선 모양을 그린다. 일정 수준 이하의 금리 상승은 PER를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과도한 금리 상승은 오히려 PER를 낮춘다. 실질금리가 너무 낮은 것도 경기가 매우 나쁘다는 의미다. 기업 성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데도 시중의 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대로 실질금리가 과도하게 높으면 자금 조달 비용이 늘기 때문에 비용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특정 시기를 제외하면 한국의 금리와 경제성장률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왔다. 실질금리는 성장률을 대신해 사용할 수 있다. 아직 국내 실질금리는 낮은 수준이고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 금리와 주가가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조윤남 대신자산운용 마케팅운용총괄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