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자목련
겉이 짙고 안은 연한 ‘자목련’.
옛날 옥황상제의 예쁜 딸이 다른 총각들에게는 관심이 없고 오직 북쪽 나라의 왕만 사모했다. 옥황상제의 딸은 북쪽 왕이 결혼한 것도 모르고 아버지의 정략적 결혼에 염증을 느껴 집을 나가 그를 찾아 나섰다. 딸은 그곳에 도착한 뒤에야 그가 결혼한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충격을 받아 자살하고 말았다. 북쪽 나라 왕은 옥황상제의 딸이 자신을 사모하여 죽은 것을 알고 장사 지낸 후 자신의 아내인 왕비마저 죽여 같이 장사를 지냈다. 이 소식을 들은 옥황상제는 그들을 가엾게 여겨 두 사람의 무덤에서 각각 꽃이 피도록 했다. 공주의 무덤에서는 백목련이, 왕비의 무덤에서는 자목련이 피었다. 그 뒤로 두 목련의 꽃봉오리는 모두 북쪽을 향했다.
우리나라는 자목련을 비롯한 목련의 종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다. 430여 종의 목련이 살고 있는 곳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에 위치한 천리포수목원이다. 이곳의 목련은 우리나라에 귀화한 미국인 민병갈이 목련을 사랑한 어머니를 위해 심은 나무들이다. 천리포수목원에서는 자목련은 물론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세계 각국의 목련을 만날 수 있다.
강판권 계명대 사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