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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와 겨뤘던 윤호솔의 야구2막

입력 | 2018-03-21 05:30:00

한화 한용덕(왼쪽) 감독이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 클리닝타임 때 NC에서 트레이드 돼 이날 팀에 합류한 윤호솔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012년 8월 20일 KBO 신인드래프트가 열린 서울 르네상스호텔. 북일고 윤형배는 청소년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참석했다. 총 670명이 프로선수라는 소중한 꿈과 함께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이름이 불린 건 95명뿐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첫 번째는 NC가 신생팀 우선 특별지명으로 선택한 윤형배였다.

함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출전한 일본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와 맞섰던 한국의 에이스, 시속 153㎞를 던지며 메이저리그팀의 구애를 받았던 특급 유망주였다. 동갑내기 오타니는 이미 일본에서 160㎞를 던지는 홈런 타자로 고교야구 슈퍼 스타였다. 윤형배는 묵직한 포심 패스트볼과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오타니와 비교될 정도로 위상이 대단했다.

청소년대표 시절 윤호솔.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6년여의 시간이 흐른 2018년 3월 20일. 이른 오전 NC와 한화는 윤형배에서 이름을 바꾼 윤호솔(24)과 포수 정범모(31)의 1대1 맞트레이드를 발표했고, 윤호솔은 오후 1시30분 한화의 시범경기가 열리는 잠실구장에 도착했다.

NC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주전 포수 김태군이 입대하면서 포수전력에 비상이 걸린 상태였다. 9시즌 동안 1군에서 333경기에 출전한 정범보가 합류하면서 배터리의 안정감을 높였다. 기존 NC 포수 중 1군 출장이 가장 많은 포수는 김종민으로 126경기였다. 신진호와 박광열 등 젊은 포수들의 성장에도 정범모의 역할이 크다.

윤호솔은 6년 만에 고향 팀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한다. NC에서 최고의 유망주로 기대가 컸지만 부진과 팔꿈치 수술 등 크고 작은 부상과 군복무로 1군 등판 기록은 단 2경기 뿐이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윤호솔은 미래의 선발 투수다. 이번 트레이드는 ‘윈윈’이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사복 차림으로 새 팀이 경기 중인 잠실구장에 모습을 드러낸 윤호솔은 “두 번째 수술을 하고 그만 둘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야구 잘 하는 친구들이 부럽고 질투도 났다. 재활을 마치고 투구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김경문 감독님이 한화 가서 야구 잘 하라고 격려 해주셨다. 어렸을 때부터 동경했던 팀이고 한화 선수들에게 야구를 배울 기회도 있었다. 아파서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한 NC팬들에게는 죄송하다. 한화에서 꼭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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