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들 잇따라 월 1만 원 이하 ‘미니보험’ 출시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은 이달 초 월 보험료가 9900원인 치아보험과 암보험을 선보였다. 치아보험은 충치 수나 치료 소재 제한 없이 보장한다. 암보험은 위암 같은 일반암부터 림프암, 골수암 등 치료비가 많이 드는 고액암까지 진단비를 보장한다.
진단비만 보장하거나 해지환급금을 지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보험료를 낮춘 상품도 있다. MG손해보험은 월 1만 원대 보험료로 암 진단비를 보장하는 ‘다이렉트2030암보험’을 판매 중이다. 진단비 1000만, 3000만, 5000만 원 중 선택할 수 있으며 보험료가 각각 다르다. 30대 남성이 해지환급금 미지급형으로 진단비 3000만 원인 상품(80세 만기, 20년 납입)에 가입하면 월 보험료가 1만9710원이다.
MG손해보험은 월 보험료가 1500원인 운전자보험도 판매 중이다. 만기를 자동차보험처럼 1년으로 줄이고 자동차 사고 성형 수술비, 화상 진단비 등 특약을 제거해 보험료를 낮췄다. 그 대신 형사적 책임이나 사고 부담 비용을 보장한다.
업계는 보험료가 낮은 만큼 미니보험의 마진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그 대신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객들로서는 기존에 가입한 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취약점을 찾아 낮은 가격에 보장받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금융당국도 최근 미니보험 활성화 내용이 담긴 ‘보험 산업 혁신·발전 방안’을 발표하며 관련 상품 출시를 장려했다.
미니보험은 2015년 정부가 ‘간단보험’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추진했다. 당시 이 같은 미니보험을 대리점에서 팔 수 있게 하는 대리점 허가제도 도입했다. 예를 들어 자전거 판매점에서 자전거 관련 소액 보험을 팔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런데 보험사들이 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아 흐지부지됐다.
그러다 보험사들이 미니보험을 내놓기 시작한 건 보험 해지 고객이 늘면서다.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비싼 보험료가 부담이 된 사람들이 가계비에서 보험료 지출을 줄인 것이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6년 생명보험 계약 해지 건수는 659만3148건으로 2011년보다 54.1%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미니보험을 가입할 때 보장 내용을 상세하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금융전략실장은 “먼저 보험사가 관련 상품을 팔 때 자세히 설명을 해줘야 하고 고객들도 보험료와 보장 영역이 비례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가입 전에 내용을 꼼꼼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