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겨냥해 600억 달러(약 64조4400억 원) 규모의 관세 부과를 23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의류와 같은 기본적인 소비재뿐 아니라 기술 및 통신 분야 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은 물론이고, 중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 규제 및 중국인들에 대한 비자 제한 조치도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아예 중국이라는 국가를 겨냥한 패키지 관세폭탄이다.
그런데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로 찍혀 미국 시장에 팔려나가는 전기 전자제품 가운데 반도체를 포함해 한국산 부품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무엇보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세계 6위 수출대국 한국이 아무리 동맹국이라고는 하지만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 손을 들어줄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중국의 편을 들 수도 없다. 안 그래도 한국은 이번 철강관세 국면에서 중국산 저가 철강을 수입해 재가공한 뒤에 미국 시장에 우회 수출한다는 오해를 받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도 진행 중이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자유무역을 외치지만 과거 2000년 마늘파동이나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보면 언제 다시 무역분쟁을 일으킬지 모른다. 때마침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각국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자유무역이라는 국제 통상질서를 거슬러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