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누르는 ‘좋아요’는 개인에게는 흘려버리기 쉬운 흔적이다. 하지만 그 흔적들을 한데 모아 놓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국 비즈니스위크의 수석 편집자였던 스티븐 베이커는 2010년 펴낸 ‘뉴머러티’에서 미국 유권자를 동네와 성별, 인종, 자녀 유무, 애완동물 보유 등 SNS 정보를 통해 10개 ‘부족’으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실제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캠프는 CA로부터 넘겨받은 데이터를 활용해 디지털 운영에 매달 7000만 달러를 썼다고 한다. 특히 투표를 일주일 앞두고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지지자를 타깃으로 페이스북 총력전을 펼쳤다. 힐러리에게 우호적이던 흑인 유권자들에게 “힐러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약탈자(Super Predators)라고 생각한다”는 게시물을 집중 노출시켰다. 당시 트럼프 캠프는 이런 ‘맞춤 선거운동’에 만족했다.
홍수영 논설위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