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미국의 군사 옵션 사용을 우려한 중국은 처음부터 지속적으로 평화적인 북핵 문제 해결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실질적인 북-미 대화, 그것도 전격적으로 초유의 정상회담이 성사되자 중국은 겉으로는 환영하지만 ‘중국의 주변화’, 즉 차이나 패싱(China Passing)을 우려하는 조바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최근 급격히 전개된 남북 특사 외교와 대미 특사 외교에 대한 설명을 위해 방중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해 양제츠(楊潔지)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 중국 외교라인이 총출동해 면담한 데서도 잘 나타난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 기간에 이례적으로 한국의 특사를 만난 것은 중국의 사정이 그만큼 급했음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중국이 진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평화를 추구한다면 북한과 북핵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북-미 대화는 이제 시작이며 수많은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이 기조가 이어지도록 적극적 역할을 하는 것 역시 지금 중국에 매우 필요한 일이다.
강준영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