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 동아일보DB
‘강백호’. 올 시즌이 지나면 1990년대 인기를 끌었던 일본 농구만화 ‘슬램덩크’ 속 강백호보다 야구선수 강백호(19)가 더 유명해질지 모른다. 지난해 9월 KBO 신인 드래프트(2차)에서 1라운드 1순위로 kt에 지명되고 김진욱 감독으로부터 일찌감치 주전 외야수로 낙점 받은 강백호는 전지훈련에서의 활약상을 시범경기까지 이어가고 있다.
양창섭
투수 중에서도 시범경기부터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가 많다. 선두주자는 삼성의 양창섭(19). 13일 kt전에 첫선을 보인 양창섭은 20일까지 선발로 두 경기에 나서 7이닝 동안 삼진 6개를 뽑아내며 1실점(평균자책점 1.28)으로 선전했다. 김한수 감독은 윤성환(37)과 외국인 투수 2명에 이어 양창섭을 일찌감치 4선발로 낙점했다.
한화에서는 좌완 박주홍(19)이 노쇠화가 뚜렷한 한화 불펜의 세대교체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시범경기 4경기에 중간계투로 등판한 박주홍은 1과 3분의 2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체구는 178cm로 크지 않지만 일곱 타자를 상대하면서 볼넷이 없을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하는 게 강점이다. 스프링캠프에서도 6경기에서 6이닝 동안 2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이며 투수 MVP로 뽑혔다.
말 그대로 ‘시범경기’라지만 순수 신인 기근에 시달려온 KBO리그로서는 이들의 활약이 반갑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입단 첫해 고졸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는 한 명도 없던 상황. 이정후가 등장하기 전까지 ‘고졸 신인은 키워서 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올해도 고졸 신인의 강세가 이어진다면 ‘2년 연속 고졸 신인왕’도 오랜만에 볼 수 있다. 11년 전인 2007년 당시 두산 임태훈(30)이 2006년 류현진(31·LA 다저스)에 이어 2년 연속으로 고졸 신인왕을 수상한 뒤 신인왕 타이틀은 대부분 대졸 및 ‘중고’ 신인들이 차지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