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30 ‘라즈베리 로즈’ 개발 LG전자 모바일디자인팀
류형곤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모바일디자인팀장(왼쪽)과 이성호 모바일디자인팀 책임연구원이 15일 서울 서초구의 LG전자 서초 R&D센터에서 LG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과 ‘G6’에 적용된 다양한 색상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스마트폰 색에 대한 소비자들의 다양해지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LG전자는 V30부터 ‘오묘한 색’ ‘경계에 서 있는 색’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 초 내놓은 ‘G6’(64기가바이트 기준)만 해도 아스트로 블랙, 미스틱 화이트, 아이스 플래티넘 등 무채색으로 출시됐다. 32GB와 128GB 제품에서 골드와 블루 색상이 나오긴 했지만 오묘하기보다는 오히려 선명해 보이는 색이었다. V30부터는 라벤더 바이올렛, 모로칸 블루에 이어 추가 발매된 라즈베리 로즈까지 5가지 색 중 3가지를 스스로 말하는 ‘경계에 있는 색’으로 만들었다. 모로칸 블루는 색을 정할 때부터 녹색도 파란색도 아닌, 그 중간의 색으로 만들자는 목표를 잡았다.
15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서초 R&D센터에서 만난 류형곤 LG전자 디자인 경영센터 모바일디자인팀장은 “튀지 않으면서도 남들과는 다른 색을 원하는 요즘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경계에 서 있는 색을 만드는 과정은 무채색보다 훨씬 복잡하다. 색을 만드는 데에는 C(Color·색), M(Material·재질), F(Finishing·마감) 등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CMF’로 불리는 세 조건을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질만 하더라도 금속, 유리, 가죽, 플라스틱 등에 따라 같은 색을 칠하더라도 나오는 결과가 천차만별이다.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서는 세 배합을 세밀하게 조정해 가장 목표와 가까운 색 배합을 찾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류 팀장은 “대부분 업체가 그해 유행하는 색을 입혀 제품을 내놓지만 그 안에서 세밀한 차이를 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 제품 안에서 백커버(뒷면)와 프레임(테두리)의 재질과 마감이 다를 때 소비자들이 색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색을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0.1초 단위의 차이로 색을 입히는 공법이 달라지면 색에서도 차이가 난다. 그 세밀한 차이까지 모두 적용해보고 디자이너들은 정확한 색을 매의 눈으로 선별해낸다.
LG전자는 앞으로 나올 휴대전화에도 LG전자만의 색을 꾸준히 입혀 나갈 계획이다. 이 책임은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가심비(심리적 만족도를 중요시하는 소비 행태) 등 신조어들에는 나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것, 나만의 행복을 찾는 것을 추구하는 현상이 반영돼 있다”며 “라즈베리 로즈 같은 ‘스페셜 에디션’ 버전을 추가로 출시해 고객들의 선택 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