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EU, 스캔들 조사 착수… “저커버그 청문회 세워야” 압박도 페북 1, 2인자 침묵에 비난 여론 탈퇴 운동에 투자자 소송까지… 주가 이틀째 폭락 53조원 증발
이날 회의에선 2016년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선거 캠프를 도운 영국 정치 컨설팅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에 페이스북 회원 5000만 명의 개인정보를 넘겼다는 ‘페이스북 스캔들’ 대책이 논의됐다. 하지만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페이스북은 17일 “개인정보 침해 주장은 완전히 잘못됐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 투자자도, 이용자도 등 돌렸다
20일 뉴욕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개인정보 유출과 규제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이틀째 폭락했다. 금요일인 16일에 비해 주가가 이틀 사이 9.2%나 떨어지면서 페이스북 시가총액 496억 달러(약 53조 원)가 증발했다. 페이스북 일부 주주는 이날 “개인정보 유출 파문으로 큰 손해를 봤다”며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집단소송까지 냈다.
이용자들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며 발뺌하는 페이스북의 태도에 분노하며 탈퇴운동(#DeleteFacebook)을 시작했다. 페이스북이 2014년 190억 달러를 주고 인수한 와츠앱 공동 창업자인 브라이언 액턴까지 이 운동에 가세했다.
EU도 페이스북의 해명을 요구하기로 했고 캐나다 프라이버시위원회도 조사에 나섰다. 영국 하원 미디어위원회는 저커버그에게 출석해 증언해 달라는 요청서까지 보냈다. 미 의회에서도 저커버그를 청문회에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22일 주 검찰에 소명하고 의회 조사위원회 위원에게도 이번 일과 관련한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 ‘최고경영진은 MIA’ 비판 여론 고조
창사 이후 최대 위기에도 회사 1, 2인자인 저커버그와 샌드버그가 침묵하고 있는 것에 대해 페이스북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군사작전 중 실종된 군인을 칭하는 ‘MIA(missing in action)’라는 비유까지 등장했다. CNBC는 “페이스북이 최대의 시험에 직면했다”며 “리더십의 실종이 회사를 구렁텅이로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