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등장후 北 정보기관의 변화 ‘김정은의 심복’ 김영철 전진배치… 쿠데타 방지하고 정보기관 통제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2009년 이후 북한의 정보기관도 대대적 변화를 겪고 있다.
북한은 2009년 초 노동당과 군에서 운영하던 대남·해외 공작기구를 통합해 정찰총국을 창설했다. 당에 소속돼 있던 노동당 작전부와 35호실(일명 대외정보조사부)이 군 소속 정찰국에 통합됐다. 정찰총국은 대남공작은 물론이고 해외공작 권한까지 모두 장악했을 뿐 아니라 특수전 부대들까지 산하에 두어 정보 수집, 테러, 사이버 공격 등이 모두 가능한 기관으로 비대화됐다.
정찰총국 창설은 정보기관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단행됐다기보다는 후계 이양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쿠데타 움직임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작전부는 다른 모든 정보기관을 합친 것 이상의 작전 능력과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 ‘소왕국’은 20년 동안 작전부장으로 군림해온 오극렬 한 사람의 손에 좌우됐다. 오극렬을 믿기 어려웠던 김정일은 2009년 그를 허울뿐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형식상 승격시키고, 작전부와 기타 모든 공작기관의 지휘권을 김정은에게 넘겨줬던 것. 이런 방식으로 대남·해외 공작기관의 정예요원과 자금을 모두 틀어쥐고 쿠데타 걱정에서 벗어난 김정은은 김영철을 내세워 정찰총국을 관리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통합의 부작용도 컸다. 과거 하찮게 보던 군 정찰국에 흡수 통합된 작전부와 35호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고, 부처별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따라 북한의 정보기관도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해 북한의 해외 최대 공작 거점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칠보산호텔과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소재 류경호텔을 폐쇄하면서 해외에 파견됐던 정보요원들이 대거 귀국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