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베스트닥터<2>갑상샘암
장항석 서울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난치성 갑상샘암 환자를 전통적 절개 방식으로 수술하는 도중 수술 도구를 넘겨받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갑상샘은 목의 중앙부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이다. 체온을 유지하거나 태아의 뇌와 뼈를 발달시키는 갑상샘 호르몬을 만들고 각 기관으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갑상샘암 수술을 하면 이 역할을 대체할 갑상샘 호르몬 약을 매일 먹어야 한다.
갑상샘암의 5년 생존율은 100%다. 암의 진행 속도도 느려 ‘거북이 암’이라 부른다. 주변의 장기나 조직, 림프샘을 침범했을 때도 수술이 가능하며 이때도 5년 생존율은 100%를 유지한다. 다만 멀리 있는 장기로 전이되면 5년 생존율은 71.0%로 떨어진다. 그렇다 하더라도 다른 암(50% 미만)에 비해서 생존율은 여전히 높다. 원격 전이된 위암이나 폐암 등의 5년 생존율은 6%대.
○ 난치성 갑상샘암 수술의 대가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장 교수는 ‘연구하는 의사’로도 유명하다.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만 350여 편이며 이 중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의 논문만 120여 편에 이른다. 학회에서도 학술 직책을 주로 담당했다.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학술위원장을 거쳐 현재 부회장을 맡고 있다.
○ 갑상샘 관련 학회의 좌장
소 교수는 ‘환자에게 신뢰와 만족을 주는 진료’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진단부터 치료 과정까지 모든 의료 행위를 입증된 근거에 준하여 시행하는 게 최선이라고 믿는다. 소 교수가 이끄는 갑상선내분비외과는 2016년과 2017년 병원에서 시행된 조사에서 우수 진료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 교수는 국내 갑상샘 3대 학회인 대한갑상선학회,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대한두경부종양학회 회장을 모두 역임했다. 2016년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 학술대회가 열렸을 때는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현재 세계내분비외과학회(IAES), 아시아내분비외과학회(AsAES)의 이사회 회원이자 한국 대표를 겸하고 있다.
○ 로봇 수술의 개척자
로봇 수술 후 목의 불편함이나 통증이 덜하고 목소리 변화나 삼킴 장애도 적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17개국 25명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이상 정 교수를 찾아 로봇 수술을 배워 갔다. 1개월 이하 단기연수는 30개국 200여 명이 받았다. 올해와 내년 연수 대기자도 줄을 선 상황이다.
연세암병원은 올해 2월 초, 갑상샘암 로봇 수술 6000건을 돌파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3700여 건을 정 교수가 집도했다. 전 세계에서 갑상샘암 로봇 수술 최다 기록을 가진 셈이다. 정 교수는 로봇 기구를 삽입하는 절개 부위를 더욱 작게 해 환자들의 수술 후 삶의 질을 개선하는 연구를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 세계로봇수술학회(SRS)와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로봇외과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 로봇 수술의 미래
수술 후 통증도 기존 수술보다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수술 후 음성 변화가 거의 없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이 수술에 관한 논문은 국제저널인 ‘외과 내시경(Surgical Endoscopy)’에 게재됐다.
중국, 인도, 터키, 대만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의료진에 이 수술 기술을 전수했다. 의료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존스홉킨스대병원, 클리블랜드 클리닉 등에서도 이 수술 기술을 배워 갔다.
김 교수는 대한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 학술위원과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편집이사를 맡은 바 있다. 또 대한외과학회 산하 한국외과로봇수술연구회에서 총무이사와 편집이사도 지냈다.
▼방사선-호르몬 치료로 재발 차단… 수술 기준 마련하기도▼
유일한 ‘내과 베스트닥터’ 김원배 서울아산병원 교수
김 교수는 국내 갑상샘암 치료의 표준을 정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갑상샘암이 급증하던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표준화된 치료 지침이 없었다. 미세한 혹이 발견되면 일단 떼어내고 보자는 의사나 환자들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과잉 진단과 수술 남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2006년 대한내분비학회가 갑상샘 결절(혹)과 암 치료 권고안을 만드는 작업을 추진했다. 당시 김 교수가 이 작업을 주도했다. 2012년에는 대한갑상선학회가 바통을 이어받아 표준화 작업을 벌였다. 김 교수는 2015년 이 학회의 이사장을 맡았고, 학회는 이듬해인 2016년 갑상샘암 치료 권고안을 개정했다. 이 권고안이 현재 갑상샘암 진료의 표준 지침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전에는 갑상샘 혹이 0.5cm 이상이면 조직을 떼어내 암 여부를 확인하는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했다. 하지만 권고안은 진행성 암으로 의심되지 않는다면 혹의 지름이 1cm를 넘을 때만 검사하도록 정하고 있다. 1cm 미만은 경과를 관찰할 것을 권하고 있다. 설령 수술하더라도 무턱대고 갑상샘을 모두 들어내지 말고 절반만 절제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김 교수는 연구 활동도 활발한 편이다. 10여 년 전부터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미국암연구학회에 참가해 최신 의료 지식을 습득한다. 현재까지 발표한 논문만 160편이 넘는다.
▼빛 이용해 암세포만 타격… ‘믿고 맡기는 명의’ 입소문▼
‘非수도권’ 정필상 단국대병원 교수
정 교수는 첨단 의료기술을 곧잘 현장에 도입한다. 현재 의학레이저와 광역학 치료를 하고 있고, 이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광역학 치료는 빛의 파장을 이용해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치료법이다. 이와 관련해 여러 개의 특허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한의학레이저회 회장도 맡고 있다.
환자들을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게 정 교수의 첫 번째 진료 원칙이다. 그 때문에 진료가 끝날 때면 항상 “웃으면 큰 병도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긍정적 사고가 병을 이기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회장도 겸하는 등 대외 활동도 활발하다. 2013년부터 2년 동안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위원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서울대 의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서울대병원에서 전공의와 전임의를 마쳤다. 1994년부터 단국대병원에서 근무하며 의대 부학장, 기조실장 등을 맡았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