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은 과연 성군인가/이영훈 지음/244쪽·1만2000원/백년동안
세종에 대한 비판 근거로 내세운 건 크게 세 가지. 노비제 확대와 기생제 확산, 사대주의 강화다. 우선 노비제 확대는 세종이 양반층의 이익을 위해 노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정책을 폈기에 비롯된 결과로 분석했다. 양인(良人·노비가 아닌 사람) 남성과 노비 여성 사이에서 낳은 자식을 노비로 규정하는 ‘종모위천법’을 제정해 노비를 늘린 게 대표적이다.
기생제 확산도 마찬가지다. 세종은 1431년 관비(官婢)가 양인 남성과 낳은 딸은 기생, 아들은 관노로 삼자는 형조의 건의를 수락했다. 1437년에는 국경지대의 군사를 위로할 목적으로 기생을 두라고 지시하는 등 기생 인권보다 양반층 편의만 추구한 전근대적 군주였다고 해석했다.
이런 분석은 기존 역사학계의 해석과는 크게 다르다. 도발적인 내용이 많다는 점을 의식해서일까. 저자는 책에 대한 비판을 열린 마음으로 감사하게 수용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