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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식 없어 이번주 내내 초미세먼지 ‘나쁨’

입력 | 2018-03-26 03:00:00

전국 덮친 최악 미세먼지
마라톤 참가자 마스크 쓴 채 달리기
北방송도 “노약자 주의하라” 경보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25일 오전 8시 29분 촬영한 위성사진. 중국 방향에서 흘러들어온 미세먼지가 서울, 수도권 및 강원 영서, 충청, 호남 등에 퍼지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다. 고려대기환경연구소 제공

“어? 선수들마저 마스크 쓰고 운동하네.”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은 회사원 박모 씨(44·은평구)는 깜짝 놀랐다. 경기에 나선 양의지, 김재호 등 두산 선수들이 경기 전 미세먼지 마스크를 쓰고 훈련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매우 나쁨’ 또는 ‘나쁨’을 보이면서 야외 스포츠 경기에도 미세먼지 마스크가 등장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부산에서 열린 ‘유방암 예방 마라톤 대회’ 참가자 상당수가 마스크를 쓴 채 달렸다. 마스크 쓴 시민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서울 서초구 도구머리공원에서 만난 김정숙 씨(64·여)는 “먼지가 쉽게 털리도록 일부러 비닐 재질 옷까지 입었다”고 말했다.

주말 내내 초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덮은 원인은 ‘대기 정체’에 있다.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에 따르면 22일 밤부터 남서풍을 타고 중국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유입됐다. 이후 한반도 남해 해상에 고기압이 자리를 잡으면서 날씨가 맑아지고 기온은 올랐다. 이 고기압으로 인해 대기의 순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압이 움직여야 대기가 불안해지면서 바람이 많이 불지만 고기압이 버티면서 바람이 약해졌고, 공기가 정체됐다”며 “국내에서 발생한 대기오염 물질까지 더해져 초미세먼지 농도가 극도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마치 지붕이 있는 야구장인 서울 구로구 고척돔처럼 한반도 상공에 ‘초미세먼지 돔’이 생긴 셈이다.

북한에도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다. 조선중앙방송은 “25일 오전 평양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는 m³당 144μg이나 된다”며 “중국 대륙으로부터 서풍 기류를 타고 대기오염물질이 우리나라로 이동해 오니 노약자는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정용승 고려대기환경연구소장은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이 25일 오전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니 중국 쪽에서 온 미세먼지가 남한 일대는 물론 북한의 황해도 지역까지 퍼졌다”고 밝혔다.

이번 주 내내 초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릴 것으로 전망된다. 26일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북, 27일은 서울과 경기, 강원 영서, 세종, 충북 등에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 밖의 지역도 오전과 밤에는 ‘나쁨’ 수준의 농도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장임석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고기압 정체와 따듯한 기온이 계속되겠지만 미세먼지를 씻어줄 비 소식은 없다”며 “다음 달 1일까지는 초미세먼지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7일부터 초미세먼지 대기환경 기준이 보통(m³당 16∼35μg), 나쁨(36∼75μg), 매우 나쁨(76μg 이상)으로 강화되는 점도 초미세먼지 ‘나쁨’ 지속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윤종 zozo@donga.com·최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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