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콘텐츠 산업에서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있다. 소비자이자 생산자인 이들이 만든 콘텐츠는 수많은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공유된다. 손쉽고 편리한 기술로 누구나 콘텐츠로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세상이지만 중요한 것은 감성이다. 국가와 전문기관이 나서 자신의 취향과 감성을 반영해 콘텐츠를 직접 선택, 소비하는 능력을 어릴 때부터 길러주는 콘텐츠 큐레이션 교육을 해야 할 이유다. 와카미야 할머니의 사례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수 있도록 노장년층을 위한 평생교육도 필요하다.
콘텐츠산업 성장의 관건은 소비자도 생산자도 아무 차별 없이 콘텐츠를 자유롭게 생산하고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드느냐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빅데이터와 플랫폼 보유가 가능한 대기업의 콘텐츠 시장 독점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차별 없는 콘텐츠 시장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 불공정한 거래 관행의 근절은 물론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존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과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콘텐츠 기업의 수도권 집중과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도 계속돼야 한다. 지역민의 콘텐츠 소비가 감소하면 생산이 축소되고 일자리마저 감소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