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원∼수원 복선전철 사업 논란 용인시의회 비용부담안 의결 보류… 市 시장직권으로 동의협약서 제출 이번주 고시 기본계획엔 일단 포함 국토부 “사후 동의 안하면 제외”
경기 용인 흥덕 주민 400여 명이 2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흥덕역을 포함한 인덕원∼수원 복선전철 기본계획을 즉각 고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흥덕역유치추진위원회 제공
○ 발표한 지 15년 된 복선전철사업
인덕원∼수원 복선전철은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에서 안양 농수산물도매시장∼의왕시청∼수원월드컵경기장∼광교∼영통∼동탄신도시를 연결하는 총길이 39.4km의 철도사업이다. 2003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서남부 광역교통대책으로 발표했다. 2007년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돼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며 2014년 11월 타당성 재조사를 통과했다.
이들 기초단체는 B/C(비용대비편익분석)가 1.0 이상인 북수원역(686억 원)과 능동역(790억 원)은 역사 건설비 50%를, B/C가 1.0 이하인 흥덕역(1560억 원)과 호계역(860억 원)은 전액을 부담하는 데 동의했다.
○ 용인시의회, 비용 부담안 보류
4개 기초단체 가운데 수원 안양 화성시는 역사(驛舍) 건설비 부담안에 대한 시의회 동의를 받아 국토부에 14일까지 사업동의협약서를 제출했다. 이날은 협약서 제출 시한이었다.
용인시도 지난달 5일과 이달 12일 두 차례 시의회에 ‘흥덕역 비용 부담안’ 의결을 요청했으나 보류됐다. 의결에 반대한 시의원들은 “건설비가 천문학적인 데다 한 지역만을 위해 세금을 쏟아붓는 것은 좀 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인시는 제출 시한이 임박하자 시장 직권으로 사업동의 협약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의회에는 나중에 동의를 구하기로 한 것이다.
흥덕역 주민들은 들고 일어났다. 주민 약 400명은 20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흥덕역 설치사업을 조속히 확정 고시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흥덕역은 정부가 동탄1호선(광교∼흥덕∼동탄)을 2014년 7월 폐기하는 대신 이번 사업에는 넣기로 한 것이므로 건설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용인시의회에 대해서도 “흥덕 주민은 입주할 때 가구당 4000만 원씩 광역교통분담금을 약 2700억 원 냈다”며 “현재 고정 세수(稅收)만 따져도 매년 500억 원인데 흥덕역 설치비가 부담된다는 논리는 납득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반면 다른 지역 주민들은 사업이 지연되지 않도록 흥덕을 빼고 추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흥덕역 설치반대’ 청원까지 생겼다.
흥덕역이 생길지는 용인시의회의 손에 달린 셈이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원마다 속내가 달라 동의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흥덕 주민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