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5000여명 고속도로 점거… 진압 경찰과 충돌 89명 부상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카탈루냐 지역 3개 도시에서 25일 푸지데몬의 체포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고,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최소한 89명이 다쳤고 4명이 체포됐다. 바르셀로나에 모인 약 5만5000명의 시위대는 “정치범에게 자유를” “유럽은 부끄러운 줄 알라” 등의 노래를 부르며 유럽연합(EU) 집행위 사무실과 독일 영사관으로 행진했다. 푸지데몬이 한때 시장으로 있었던 헤로나에서도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스페인 북부 고속도로 4개 지점을 점령했다.
지난해 10월 카탈루냐주의 독립을 선언했다가 스페인 정부의 체포를 피해 벨기에로 도피했던 푸지데몬은 25일 독일 고속도로에서 체포됐다. 핀란드를 방문해 의원들과 콘퍼런스에 참여했던 그는 핀란드 당국이 체포 움직임을 보이자 서둘러 벨기에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지난해 12월 자치 의회 선거에서 분리주의자들에게 근소한 차로 승리를 내 준 스페인 정부는 최근 사법적으로 그들을 압박하고 있다. 23일 스페인 대법원은 푸지데몬과 카탈루냐의 새로운 자치정부 수반 후보인 조르디 투룰 등 13명을 반란죄로 기소했다. 푸지데몬의 체포에도 스페인 경찰의 물밑 협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탈루냐 의회의 친(親)독립 대변인 로헤르 토렌트는 25일 “카탈루냐의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공동 전선을 형성하자”고 시위를 촉구하는 등 반발 수위 역시 높아지고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