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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도 개헌도 안 통해… 아베 지지율 14%P 급락

입력 | 2018-03-27 03:00:00

정권 출범 후 최대 폭 추락… 차기 총리엔 이시바 1위 올라




아베 신조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 스캔들로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내각 지지율이 출범 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첩첩산중의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궁지에 몰린 아베 총리는 25일 “자위대를 명기해 위헌 논란에 종지부를 찍자”며 개헌 카드를 던졌지만, 여론과 정치권의 반응은 비판 일색이다.

주요 신문들은 26일자 사설에서 개헌에 대한 논의 부족을 지적하며 “사학 스캔들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개헌보다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민당의 ‘젊은 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수석부간사장도 “국민적 찬성이 모이지 않는 한 국민투표를 통과하기 어렵다”며 “신뢰 없이 헌법 개정은 없다”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자민당이 개헌안을 발표한 바로 전날까지도 지방조직으로부터 “모리토모 문제로 국민에게 설명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헌법 개정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의견이 속출했다”고 전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내각 지지율은 2월 말 조사 때의 56%에서 14%포인트 급락한 42%로 나타났다. 하락 폭은 2012년 12월 아베 내각이 출범한 이후 가장 컸다. 재무성 문서 조작에 대해 70%가 “아베 총리에게 책임이 있다”고 답했고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은 56%나 됐다. 야당이 주장하는 총리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의 국회 소환에 대해서는 62%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TV아사히 계열 ANN이 이날 내놓은 조사결과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11.7%포인트 급락한 32.6%였다. 아키에 여사를 국회에 불러야 한다는 응답은 63%, 일련의 문제에 대해 내각이 책임지고 총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은 48%였다.

아베 총리는 그간 국회 발언 등을 통해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혀왔지만 정치권에서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포스트 아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닛케이 조사에서는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이 25%로 1위를 차지했다. 1월 조사 때보다 8%포인트 올랐다. 아베 총리는 11%포인트 하락해 24%로 2위이며, 3위는 고이즈미 수석부간사장(22%)이다.

‘포스트 아베’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극도로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다음 달로 계획했던 당 총재 선거 출마 선언을 일단 연기하기로 했다.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자칫 ‘당보다 개인 이익을 우선시한다’며 역풍을 맞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