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KIA클래식 16언더 정상
4R 1타 앞선 166야드 14번홀, 7번 아이언 샷 60cm 굴러 ‘쏙’
상금 외에 부상으로 車 2대 받아

지은희 환호 (한화큐셀 골프단 제공)
우승 후 2시간가량 렌터카를 몰고 다음 대회 장소로 이동한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에너지가 넘쳤다. 바쁘게 움직이느라 저녁은 고속도로 나들목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타코로 때웠지만 마음만큼은 진수성찬으로 꽉 찬 듯했다. 26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IA클래식에서 우승한 지은희(32·한화큐셀)다.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G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 14번홀(파3·166야드) 티박스에 올랐을 때 그는 1타 차 불안한 선두였다. 7번 아이언으로 한 티샷은 핀 60cm에 떨어진 뒤 스르르 굴러 컵 안으로 사라졌다. 프로선수도 2500분의 1 확률에 불과하다는 홀인원이,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것이다. 3타 차로 달아난 지은희는 최종 합계 16언더파를 기록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결과론이지만 공동 2위 크리스티 커, 리젯 살라스(이상 미국)를 2타 차로 따돌렸으니 홀인원이 없었다면 우승은 힘들었을지 모른다.

○ 이유 있는 홀인원
지은희 트로피(한화큐셀 골프단 제공)
○ 브라보 맏언니
불과 몇 시간 만에 우승 축하 메시지를 200통 넘게 받았다는 지은희는 최근 퍼팅이 안 돼 하루에 3시간씩 집중적인 훈련을 했다. “김효주, 김지현 등 후배들에게 내 퍼팅 좀 봐달라고까지 하면서 도움을 받았어요. 한턱내야죠.”
한국 선수는 이번 시즌 6개 대회에서 3승을 합작했다. 지난주 박인비(30)에 이어 2주 연속 30대 챔피언이 나왔다.
지은희의 별명은 미키마우스다. 웃을 때 입꼬리가 올라가는 모습이 닮았고, 하얀 얼굴에 검은 옷을 즐겨 입어 붙었다. 디즈니 만화영화 같은 해피 엔딩이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