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
그렇지만 오랫동안 주권을 빼앗기고 자신들의 문화를 억압당하며 살았던 이 민족들에 대해 세계인들이 아는 것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습니다. 교향시 ‘핀란디아’ 등으로 알려진 작곡가 시벨리우스는 신생 핀란드 공화국의 ‘국가적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3S’ 즉 시벨리우스, 사우나, 시수(지혜가 깃든 용기)를 알면 핀란드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죠.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독일이 나눠 점령하고 있었던 폴란드의 독립은 핀란드보다 어려웠습니다. 세계인이 폴란드에 대해 가장 뚜렷이 알고 있는 건 ‘피아노의 시인 쇼팽의 고국’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당시 폴란드 출신으로 쇼팽을 가장 잘 연주한 피아니스트가 이그나치 얀 파데레프스키(1860∼1941)였습니다. 쇼팽 연주가로 얻은 명성을 그는 조국의 독립을 위한 호소에 사용했습니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8일 독주회를 갖는 미국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는 소나타 3번을 비롯한 쇼팽 작품들과 소나타 E플랫단조를 비롯한 파데레프스키의 작품들을 연주합니다. 그는 1990년 제12회 바르샤바 쇼팽 콩쿠르에서 최고 점수로 1위 없는 2위를 수상한 바 있습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