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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도심 250곳 청년 스타트업 둥지로

입력 | 2018-03-28 03:00:00

국토부 ‘도시재생 5년 로드맵’ 발표




2020년까지 전국 노후 도심 250곳에 청년 창업,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시설 등을 지원하는 혁신공간이 마련된다. 또 도시재생과 연계된 스타트업 250개가 선정되고 이들에게는 저리융자와 함께 임대료를 시세의 50%로 낮춘 ‘반값 창업공간’도 제공된다.

국토교통부는 27일 당정협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의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도시재생 뉴딜은 매년 10조 원씩 5년간 50조 원을 투입해 전국 500곳의 노후 도심을 재생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12월 68곳의 사업지를 선정한 데 이어 이날 5년간 추진할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로드맵의 핵심은 쇠퇴한 구도심이 청년 스타트업의 둥지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혁신거점을 마련하는 것이다. 청년을 위한 창업공간, 임대주택, 각종 지원센터 등이 어우러진 도시재생어울림플랫폼 같은 복합 앵커시설(핵심시설)을 100곳 이상 조성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별 방안을 연계한 지역 특화재생 프로그램도 약 100곳에서 진행한다. 이 밖에 △첨단 산업공간 △국·공유지나 노후 공공청사 등을 활용한 유휴공간 복합개발 △스마트시티형 뉴딜 사업 등을 50곳 이상 추진한다.

정부는 혁신거점 조성을 위해 국유지 이용 규제도 완화한다. 국유지 임대 기간을 기존 최대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고 임대료 책정 기준도 재산가액의 5%에서 1%로 낮췄다.

청년 스타트업은 이들 혁신거점의 창업공간을 시세의 50% 수준으로 임대할 수 있다. 주택도시기금 저리 융자, 사업화 비용 최대 500만 원 지원 등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국토부는 도시재생지역 내에서 창업하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국토교통형 예비사회적 기업’을 매년 50개씩 5년간 250개 선정해 지원할 방침이다.

건축사, 에너지평가사 등 자격 요건을 갖춘 사업자를 선정하는 ‘터 새로이 사업’도 도입된다. 선정 사업자는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노후 건축물 개선 사업을 우선적으로 맡을 수 있다. 고용창출 효과, 지역 재투자 여부 등이 선정 기준에 포함된다. 장기적으로 지역 기반 조직이 재생사업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도시재생회사를 도입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노후 저층 주거지의 주거환경 정비 방안도 마련했다. 소규모 정비사업을 위한 통합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마을관리 협동조합’ 설립과 운영을 지원한다. 도시재생과 연계한 공적 임대주택 공급도 늘린다.

도시재생으로 주민과 영세 상인이 터전을 잃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책도 마련했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예상되는 지역은 사업지 선정 때부터 지역 내 상생협의체를 구축하거나 상생계획 수립을 의무화한다. 최장 10년간 시세의 80%만 임대료를 받는 공공임대상가도 5년간 100곳 이상 공급한다.

민간 자본의 참여도 유도한다. 도시재생 사업에 투입되는 연 10조 원은 재정 2조 원(국비 8000억 원), 공기업 투자 3조 원, 주택도시기금 5조 원으로 이뤄진다. 정부는 기금 출자를 통해 도시재생 복합개발 리츠 등을 설립하고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유인할 방침이다. 민간이 공모를 통해 사업을 제안하는 민관협력사업(PPP)도 추진한다.

이날 로드맵에 대해 전문가들은 민간으로 주도권을 넘겨주고 청년 일자리로 구도심을 활성화하려는 기본 방향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5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려는 수치형 목표를 내세우는 대신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 비전과 수익성 제고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기적 관점으로 지역별 맞춤형 연구와 인력 양성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가 5년 내 너무 많은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수 단국대 교수(도시계획부동산학부)는 “사업지 수에 집착하기보다 소수의 성공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민호 국토연구원 도시재생연구센터장은 “터 새로이 사업 외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지역에서 어떤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지가 안 보인다. 정부가 지자체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지속가능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황희연 충북대 명예교수는 “현재 연간 투입 재원 중 절반(5조 원)을 주택도시기금에서 쓰는데 결국 이자를 내야 한다. 공기업 투자도 회수가 가능해야 하는데 현재 사업계획으로는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주애진 jaj@donga.com·강성휘 / 세종=김준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