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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연내 개발”

입력 | 2018-03-28 03:00:00

여민수-조수용 새 공동대표 간담회




카카오의 새 대표가 된 조수용(왼쪽), 여민수 공동대표가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여민수, 조수용 공동대표가 ‘카카오 3.0’을 선언하며 경영 키워드로 ‘시너지’와 ‘글로벌 진출’을 제시했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융합하고 음악 웹툰 캐릭터 등 콘텐츠와 지적재산(IP)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여 대표와 조 대표는 2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어 향후 경영계획을 밝혔다. 두 사람은 16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카카오 신임 대표가 됐다.

조 대표는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한 1.0 시기와 다음(Daum) 합병, 로엔 인수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한 2.0 시기에 이어 이제 3기라 할 수 있는 카카오 3.0을 선언한다”며 “다양한 서비스 간 시너지를 통해 성장 기회를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사업에 도전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서비스 융합의 중심이 되는 플랫폼으로 삼을 계획이다. 자사의 음악 서비스 ‘멜론’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카카오톡에서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카카오멜론’과 서로 모르는 사이지만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채팅할 수 있는 ‘오픈채팅’의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통해 음악을 바로 들을 수 있게 되면 음악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차트에 오르지 못한 노래도 주목받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조 대표는 “카카오톡이 이용자 개개인의 삶을 기록하는 ‘디지털 자산’ 관리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연내 출시를 목표로 ‘서랍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카카오톡으로 공유한 사진, 동영상, 일정, 자료 등을 시간이 오래 지나더라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쉽게 검색하고 찾을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진출을 위해 두 공동대표가 꼽은 카카오의 핵심 역량은 ‘콘텐츠’다. 조 대표는 “플랫폼으로 해외 진출을 하는 것은 저희도 바라는 바지만, 구글과 애플 등 세계적 강자들이 이미 자리를 잡아 힘든 상황”이라며 “반면 음악, 웹툰·웹소설, 게임, 영상 등 지적재산 분야는 해외로 진출할 틈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투자를 통해 다양한 창작자들로부터 IP를 확보하고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진출할 방침이다.

AI와 블록체인도 강화한다. 카카오에 따르면 이용자들이 자사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를 통해 음악을 듣는 시간은 하루 평균 123분으로 한국인 평균 63분의 거의 두 배다. 향후 보이스톡(전화걸기), 번역, 홈 사물인터넷(IoT) 제어 기능도 추가한다. 카카오는 블록체인이 미래 세대의 핵심 기술이라고 보고 연내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해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이를 위해 최근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를 일본에 설립해 전 퓨처플레이 최고기술경영자(CTO)인 한재선 박사를 대표로 임명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만의 플랫폼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플랫폼이 목표다. 다만 카카오는 일명 ‘카카오코인’ 등 가상통화를 발행(ICO)할 계획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편 두 사람은 페이스북 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정보보호 문제와 카카오택시 유료화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여 대표는 “사용자의 활동 내용까지 외부에 제공한 페이스북과 달리 우리가 제3자에 제공하는 정보는 닉네임이나 프로필 사진 정도로 매우 제한적”이라며 “상황이 매우 다르긴 하지만 이번 일을 거울 삼아 정보보안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택시 유료화에 대해서 여 대표는 “유료화는 피크 시간대 택시의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택시기사들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국토교통부 및 서울시와 합의해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곧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