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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인수하겠다”

입력 | 2018-03-28 03:00:00

채권단 “빚 내서 기업인수 비현실적”
금호타이어측 “법정관리 조장 의도”
노조 “국내업체는 안된다는 건가”




국내 중견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이 27일 금호타이어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금호타이어 측은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하려는 의도”라며 비판했다. 채권단 역시 현실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김 회장은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어 인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인수 자금 조달에 대해서는 “타이어뱅크를 상장해 조달하는 방법도 있고, 채권단에 담보를 제공해 채권단에서 돈을 빌려도 충분히 가능하다. 2000억 원이면 국내 공장은 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권 관계자는 “빚으로 기업을 사겠다는데 누가 돈을 빌려주겠느냐”며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KDB산업은행은 “타이어뱅크 측으로부터 공식적인 인수 제안을 받은 바 없기 때문에 입장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올린 공고문에서 “이 시점에 인수 의향을 밝힌 것은 금호타이어가 골든타임을 놓치고 법정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하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은 금호타이어 사측에 독립경영 등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 인수 의지를 강조했다.

타이어뱅크 발표와 별개로 채권단은 당초 예정대로 30일까지 금호타이어 노사가 더블스타로부터 자본을 유치하는 내용과 자구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채권단공동관리(자율협약)가 종료되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된다고 밝혔다. 당장 다음 달 2일부터 비협약채권의 만기가 줄줄이 돌아온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채권 만기를 지금까지 연장했으면서 왜 인수하겠다는 국내 업체가 나오자 안 된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공개입찰을 주장하고 있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 / 대전=이기진 / 강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