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파레디스. 스포츠동아DB
두산 외국인 타자 지미 파레디스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10대 때 뉴욕 양키스에 스카우트될 정도로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발도 빨랐고 장타력도 우수했다. 스위치 타자에 다양한 수비 포지션이 가능한 점도 매력적이었다. 비록 메이저리그가 인정하는 스타플레이어가 되지 못했지만 6시즌 동안 빅 리그 332경기에 출전했다.
파레디스는 미국과 일본에서 뛸 때, 지나치게 많은 삼진을 허용한 것이 치명적인 약점이 됐다. 한국 무대로 자리를 옮긴 올해, 시범경기와 KBO리그 초반부에서도 이같은 문제점은 반복되고 있다.
다만 희망적인 요소도 있다. KBO리그는 미국 투수들에 비해 볼 스피드가 평균적으로 빠르지 않고 정교함도 일본과 다르기 때문에 리그 최정상급 스윙 스피드를 갖춘 파레디스가 장점을 극대화며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 시범경기에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자로 출전했던 파레디스는 점차 타순이 내려가더니 현재 7번으로도 기용되고 있다. 충분한 적응기를 부여하겠다는 벤치의 배려다.
파레디스도 자신을 둘러싼 미덥지 않은 시선을 잘 알고 있다. “불안한 시선을 나도 잘 알고 있다. 왜 KBO리그에 왔는지 보여 주겠다”며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파레디스는 빅리그에서 주전 선수로 발돋움하지 못하고 큰 기대 속에 지난해 일본에 진출했지만 적응에 실패했다. KBO리그는 그의 커리어 마지막 시험대가 될 수 있다. 그만큼 절박하다. 스프링캠프에서는 동료들에게 ‘흥부자’라고 불렸지만 본격 레이스에 돌입한 지금은 굉장히 진지하게 훈련과 경기에 임하고 있다. 주루에선 무모할 정도로 전력질주하는 등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