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에게 건강 비법을 물으면 익숙한 답변을 들을 가능성이 높다. “술·담배 멀리하고, 자주 걷고, 아침은 거르지 말고…”라는 조언 말이다. 온 국민이 아는 건강수칙이지만 잘 지키는 동네는 따로 있다. 게다가 안 지키는 지역과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254개 시군구에서 성인 22만8381명을 상대로 흡연율 등 14개 건강지표를 조사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①하루 30분 걷는 사람: 송파 75.8% vs 청송 14.5%
‘하루에 30분도 안 걷는 사람이 있느냐’는 의문이 든다면 자신의 지난 한 주를 돌이켜보자. 주 5일 이상 하루에 30분 이상 걷기를 실천한 비율인 ‘걷기 실천율’은 지난해 전국 평균 45.4%를 기록했다. 성인 절반 이상이 30분도 걷지 않았다는 뜻이다.

②담배 태우는 남성: 고흥 25.3% vs 정선 53.9%
전체 흡연율은 21.2%로 전년대비 0.7%포인트 줄었다. 남성은 39.3%로 1.3%포인트 떨어졌다. 남성 흡연율이 30%대로 내려간 건 이 조사가 시작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2015년 담뱃값을 2000원씩 올린 효과가 이어진 덕으로 분석된다. 흡연율은 평생 5갑(100개비) 이상 피운 사람 중 지금도 흡연을 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로 따진다.
전체 흡연율은 부산 영도구가 28.8%로 가장 높았다. 남성 흡연율 1위는 강원 정선군(53.9%)이었다. 담배를 가장 덜 피운 동네는 전남 고흥군이다. 전체 흡연율 12.6%로 남성 흡연율은 25.3%였다. 보건당국은 고흥군이 고등학교를 찾아다니며 ‘흡연 없는 학교 만들기’ 운동을 벌이고 금연구역 위반 단속을 열심히 벌인 결과라고 보고 있다.

③과음 경고등: 과천 7.7% vs 옹진 35.1%
④비만율: 부산 금정 18.3% vs 홍천 39%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인 비만 인구의 비율은 부산 금정구와 강원 홍천군의 차이가 20.7%포인트였다. 2016년 최하(경북 영양군 18.5%)·최상(제주 서귀포시 동부 39.7%)의 격차인 21.2%포인트보다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는 ‘상향평준화’의 결과다. 전국 평균 비만율은 27.5%로 전년보다 0.6%포인트 증가했다.
⑤아침 거르는 사람: 영덕 9.8% vs 서귀포 47%
최근 한 주간 아침식사를 주 5일 이상 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은 경북 영덕군에서 10명 중 1명꼴에 불과했지만 제주 서귀포시는 절반에 육박했다. 격차가 2016년 최상·최하위(35.5%포인트)보다 벌어졌다.
보다 자세한 자료는 질병관리본부 지역사회건강조사 홈페이지(http://chs.cdc.go.kr)에서 볼 수 있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