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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소방대원, 4월부터 ‘유기동물 구조·문 따기’ 출동 안한다

입력 | 2018-03-28 19:36:00

119 구조대원이 서울 시내에 출몰했다 숨진 채 잡힌 멧돼지를 옮기고 있다. 동아일보DB


4월부터 잠긴 문을 열어달라고 119에 전화를 해도 사람이 피해를 입을 정도로 긴급하지 않으면 소방대원이 출동하지 않는다.

소방청은 28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전국 19개 소방본부 생활안전계장 회의를 열고 생활안전신고 세부 처리지침을 논의해 이같이 결정했다.

문이 잠겼다는 신고는 화재처럼 긴급히 사람을 구조해야 할 때만 소방이 출동한다. 인명피해 우려가 없는 단순한 문 잠김은 건물이건 차량이건 접수하지 않는다. 동물 포획도 맹견이나 멧돼지 같이 사람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경우에만 소방이 출동한다. 도로의 동물 사체 처리는 한국도로공사나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지 못하는 부득이한 경우에만 출동하도록 했다. 유기동물 구조와 보호는 더 이상 출동하지 않는다.

지난해 동물 포획, 잠긴 문 개방 같은 생활안전 관련 119 신고는 전체 출동 80만5194건의 52.5%나 됐다. 이 때문에 인명구조가 시급할 때 필요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때는 일부 소방인력이 고드름을 제거하느라 진화에 투입되지 못하기도 했다.

앞으로 소방은 119 신고를 긴급·잠재 긴급·비긴급으로 분류한다. 긴급은 인명피해가 우려돼 즉시 출동해야 하는 화재, 교통사고 등이다. 잠재 긴급은 긴급하지는 않지만 2차 사고가 염려되는 상황이다. 도로에 떨어진 물건 등으로 2차 사고가 우려되는데 도로를 관리하는 주체가 즉시 처리하기 어려울 때 소방이 나선다. 비긴급은 주민센터 같은 유관기관이나 민간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경우다.

출동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119구조대, 안전센터 등으로 역할을 구분한다. 벌집 제거는 소방이 즉시 출동하지만 119구조대 대신 지역 안전센터나 생활안전대가 처리하도록 했다.

최민철 소방청 119생활안전과장은 “현장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효율적으로 생활안전 사안에 출동할 수 있도록 지역 실정을 감안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형석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