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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안고 靑 갔는데 한마디도 못했어요”

입력 | 2018-03-30 03:00:00

[청년 확성기]<1> 일자리 할 말 있습니다
일자리 대책회의 5명만 발언 기회




“청년들이 해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연수 기회가 늘면 좋겠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리려 했는데….”

오요한 씨(26·서울예대 방송영상과)는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주재한 ‘청년일자리 대책 보고대회’에 문화예술계 청년을 대표해 참석했다. 하지만 한마디도 못했다. 그는 “문화예술 분야 청년 대책이 부족하고 방송현장에서 젊은이들이 사고를 당해도 보상책이 별로 없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당시 행사에는 청년 20명이 참여했지만 발언 기회는 5명에게만 돌아갔다. 일자리위원회의 사전 인터뷰 때 20명이 모두 발언하긴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청년들이 활발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대통령의 생각을 듣는 ‘각본 없는 끝장토론’은 없었다.

해군에 장교로 입대할 예정인 민완기 씨(21·한양대 국방정보공학과)도 노트에 할 말을 빼곡히 적어갔지만 대통령과 소통하진 못했다. 민 씨는 군인들이 전역 후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전 동구에서 주점을 창업한 박유덕 ‘주로’ 대표(29)는 “청년들이 자립할 때까지 정부 지원을 끊지 말아 달라고 대통령께 부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운 좋게 발언 기회를 얻은 청년들은 정부가 거창한 정책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 ‘디테일’에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다 농업인으로 변신한 김지용 그린로드 대표(34)는 “농업정책 관련 홍보가 부족하다 보니 농촌에 청년이 잘 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팀장=홍수용 차장 legman@donga.com
△경제부=박재명 이건혁 김준일 최혜령 기자
△정책사회부=김윤종 유성열 김수연 기자
△산업1부=신무경 기자
△사회부=구특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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