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전문연주단 한빛예술단은 지난 28일 단원 모집을 위한 오디션을 개최했다. 시각장애인 총 23명이 참가해 현악과 목관, 성악, 실용음악 등 다양한 부문에서 경연을 펼쳤다.
한빛예술단은 올해로 11번째 오디션을 진행해 음악가 활동을 원하는 역량 있는 단원을 선발, 현재 시각장애인 연주자 38명이 활동 중이다. 시각장애1급 바이올리니스트인 김종훈 음악감독이 예술단을 지도하며 브라스와 현악, 타악앙상블팀, 팝밴드 블루오션 등이 운영되고 있다. 매년 국내외에서 120여회 무대에 오른다.
특히 이번 참가자 중 클라리넷을 전공한 김예은씨는 국내 유명대학 출신으로 교수 추천을 받아 한빛예술단 오디션에 참가하게 됐다. 김 씨는 “학업 중에는 다른 학생들과 달리 모든 곡을 외우는 것이 너무 힘들고 어려웠지만 게을러지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는 점을 나의 장점으로 삼고 밤을 새워가며 외우고 연습하기를 반복했다”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오디션을 통과해 한빛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뽑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빛예술단 관계자에 따르면 악보와 지휘자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단원들은 서로의 소리를 듣는 배려와 보이지 않는 소통을 통해 완벽한 화음을 만들어낸다. 그동안 수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한 것은 개개인 실력뿐 아니라 음악을 통해 화합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수 한빛예술단 단장은 “15년 전 시작된 시각장애인의 꿈과 도전이 이제 결실이 돼 세상을 밝히는 희망의 메신저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며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사회적으로 완전히 자립할 수 있도록 좋은 공연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빛예술단은 지난 2016년 제주해비치 아트페스티벌 쇼케이스부문에서 장애인단체로는 처음 참가해 전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또한 작년에는 민간예술단체 우수공연프로그램으로 선정돼 실력을 입증 받았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9월에는 2주 동안 브라질 상파울루 주정부 초청 순회콘서트를 진행했고 국내 문화예술회관 6곳에서 콘서트를 펼치기도 했다. 예술단은 이번 오디션을 시작으로 역량강화를 위한 집중교육프로그램인 여름음악캠프와 기획공연 ‘뮤직 인 더 다크(MUSIC in the DARK)’ 개최를 통해 전문연주자 양성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