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미성년자였던 2005년 한 지상파 공채 개그맨 A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B 씨가 폭로 이후 A 씨가 자신을 ‘꽃뱀’으로 몰고 있다며 2차 피해를 호소했다.
B 씨는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얼마 전 용기를 내서 지상파 공채출신 개그맨 A 에게 (당한)성폭력을 고백한 여성이다”라고 밝히며 “고백 이후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잠을 못 이루고 있다. 언론을 통해서 A와 그의 후배 C가 저를 꽃뱀으로 몰고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B 씨는 “A는 저를 술집에서 만났기 때문에 (당시)제가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A를 처음 만났을 때 당시 스무살이었던 C 역시 그 자리에 있었고, 같은 자리에 있던 열아홉살 언니들이 C에게 오빠라고 불렀기 때문에 A는 결코 제가 미성년자였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며 반박했다.
B 씨는 A 씨에게 저항했지만 제압당한 후 성폭행을 당했으며 A 씨의 강제 성관계로 인해 임신에 대한 두려움까지 느꼈고, 결국 산부인과까지 가게 됐다고 고백했다.
B 씨는 “그때 제일 힘들었던 건 의사 선생님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학생이 아닌 척 사후피임약을 처방 받아야했던 것이었다. 약을 받자마자 임신이 두려워 그 자리에서 정수기로 곧 바로 약을 먹고 정말 펑펑 울었다”며 “아직도 저는 교복 입고 다니는 여학생들을 보면 성폭행 당했던 그 전의 저의 모습을 떠올리고는 한다. 그날 이후 저는 더럽혀졌다는 죄책감에 빠져 살았다. 그날 이후 제 학창시절은 완전히 망가졌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B 씨는 “저는 그때의 일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며 “제가 이 사실을 고백한 이유는 딱 한가지다. A와 C가 저에게 저질렀던 잘못을 전부 인정하고 저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것이다. 제가 바라는 것은 딱 그거 하나뿐이다”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앞서 B 씨가 처음으로 A 씨의 성폭행을 폭로했을 당시 A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B 씨의 예쁜 외모와 성격이 마음에 들어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으며 만남을 이어간 것이고, 미성년자일 것이라고는 조금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이후 미성년자임을 안 후로는 깜짝 놀라 연락을 끊고 만나지 않았다. 남녀가 자연스럽게 만나 교제하고, 그런 사이에서 나눈 감정들이 13년이 지나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것으로 둔갑되어 버린 것이 '미투'인가”라고 억울하다고 해명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