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유관순 열사의 부고기사가 순국 98년 만에 최근 NYT에 실렸다. NYT는 1851년 창립 이래 자사의 부고기사가 백인 남성에 치우친 데 대한 반성으로 역사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지만 간과된 여성 15명의 부고기사를 기획 시리즈로 싣고 있다. 동양 여성은 유관순을 포함해 청(淸) 말 중국 최초의 여성 혁명가 추근(秋瑾), 볼리우드 개척시대에 인도의 메릴린 먼로로 불린 여배우 마두발라 등 3명이다.
▷NYT는 영국 작가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가 일으킨 반향을 그의 생전에 알고 있었지만 오늘날 영어권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설을 쓴 주인공의 부고기사를 쓰지 않았다. 부고기사를 놓친다는 건 신문사로선 뼈아픈 일이다.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해 부고기사를 놓치는 경우보다는 그 인물의 중요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놓치는 경우가 더 뼈아프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