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 스포츠동아DB
그야말로 원 없이 배트를 실컷 휘둘렀다. SK 최정(31)이 3홈런 경기를 펼치며 불방망이를 뽐냈다.
3월 31일까지 SK가 치른 7경기에서 팀 홈런은 총 13개였다. 김동엽(4개)과 제이미 로맥(3개)이 7개를 합작한 가운데 최정은 단 하나의 아치를 그린 게 전부였다. 타율도 0.222(27타수 6안타)로 썩 좋지 않았다. SK 입장에선 로맥과 김동엽의 홈런포가 펑펑 터지는 가운데 2017시즌 홈런왕(46개) 최정까지 살아나면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팀 내 비중을 놓고 볼 때 최정의 홈런포가 언제 터지느냐는 큰 의미를 지닐 수 밖에 없다.
이런 주변의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일까. 최정은 1일 대전 한화전에서 5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3-1 완승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안타 3개가 모두 홈런이었다. 1회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김재영의 시속 143㎞ 빠른 공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더니(2호), 5회에도 김재영의 시속 116㎞짜리 커브를 잡아당겨 3-0에서 4-0으로 달아나는 솔로홈런(3호)을 폭발했다. 좌측 관중석 상단에 꽂힌 대형 아치로 자신의 통산 2500루타(역대 27번째)까지 완성했다. 2017시즌 김재영을 상대로 2개의 홈런을 뽑아낸 데 이어 올 시즌에도 첫 만남부터 ‘천적’의 이미지를 재차 각인시켰다. 승부가 기운 9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정우람의 초구(시속 140㎞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며 3홈런 경기를 완성했다. 최정의 방망이를 앞세운 SK는 13-1 대승을 거두고 6승2패로 NC와 함께 공동 1위로 뛰어올랐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이날 최정을 3루수가 아닌 지명타자(3번)로 내보냈다. “쉬게 해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경기가 없는 월요일(2일)까지 연이틀 휴식을 취하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에 보답하듯 최정은 3개의 아치를 그려내며 중심타선의 퍼즐을 완성했다. 이날 SK 타선은 제이미 로맥과 최승준, 정진기 등 4명이 총 6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번 3연전에만 총 11개의 축포를 쏘아 올리며 ‘홈런 공장’의 팀컬러를 확인했다. 그 중심에 있는 최정의 부활은 SK 입장에서 승리 이상의 수확이다. 힐만 감독도 “최정을 지명타자로 내보낸 게 주효했다”고 기뻐했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