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8 무역장벽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재계 관계자들이 해외시장 진출 시 겪는 애로 사항을 정리한 것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60개 지역의 무역장벽을 망라한 것이다.
보고서를 통해 USTR는 한국 시장과 관련해 작년에는 언급하지 않았던 과일 통상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 과일 시장의 비관세 장벽 때문에 미국산 과일을 충분히 수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 한미 FTA에서 한국은 미국산 과일을 대부분 수입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위생검역 절차를 통과하지 못한 사과와 배에 대해서는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져 있다. 블루베리와 체리는 신선도 유지 문제 때문에 오리건주 등 태평양 연안 지역에서 재배된 것들만 검역에서 통과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이 한국의 까다로운 검역이 비관세 장벽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지만 검역은 과학적이고 절차에 맞게 진행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USTR 보고서는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단순히 모은 것인 만큼 당장 USTR가 과일 시장 문제를 협상 이슈로 꺼내들 가능성은 낮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단 미국이 자국 이익단체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정도지만 상황에 따라 통상 문제화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과일 등 농산물의 한국 시장 개방은 미국이 한미 FTA를 통해 관심을 드러냈던 분야다. 미국은 가격에서 비교 우위를 갖는 자국 농산물의 한국 수출이 늘어나면 무역적자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사과의 경우 낮은 가격을 무기로 주스 등 가공식품 시장을 파고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USTR의 지적에 대해 “예전 수준의 지적”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불확실성을 키우고 다양한 문제를 연계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을 고려하면 협상이 최종 타결될 때까지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