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총재 2번째 임기 시작
이날 두 번째 4년 임기를 시작한 이 총재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부에서 취임식을 갖고 기자들과 만나 “재정의 역할은 생산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 정부 당시인 2014년 첫 임기를 시작한 뒤 최근 연임이 결정됐다.
이 총재는 “지금은 경기를 살리고 금융 안정을 지켜야 하는 등 통화정책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리만으로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힘든 만큼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경제 현안 전반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정부에 쓴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도 정책당국의 하나인데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말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그렇게 하면 엇박자, 불협화음이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밝혀 정책제언은 비공식 창구를 통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미가 ‘환율 합의’를 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7%를 넘어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일종의 비판을 받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가급적 지켜왔다”고 말했다. 미국에 원화가치 평가절하를 합의해줬다는 논란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