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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엔 늦잠 자고 오후 출근… 스타트업 두 곳의 ‘신바람 경영’

입력 | 2018-04-03 03:00:00

주 4.5일 근무 위드이노베이션-우아한형제들




“지난해부터 위드이노베이션(서비스명 여기어때)의 주당 근로시간은 줄었지만 총급여는 줄지 않았어요. 과거에는 복잡한 출근길 때문이라도 월요병이 생기곤 했는데 이제 그런 스트레스는 없어졌습니다.”(김다빈 커뮤니케이션팀 매니저)

2일 오전 8시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위드이노베이션 사무실. 기자는 주 35시간 근무제도(주 4.5일제도)를 도입한 지 이날로 꼭 1년이 됐다는 이 회사 사무실을 급습(?)했다.

주 4.5일제도가 쉽게 정착되랴 생각했던지라 얼리버드 1, 2명쯤은 있을 줄 알지만 웬걸. 11층, 7층, 6층… 층층이 문들은 굳게 잠겨 있었다. 직원들은 낮 12시쯤 되자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는 구내식당에 곧장 출근해 ‘아점’을 먹고는 제자리를 찾아갔다. 상당수는 원 출근시간인 오후 1시가 돼서 사무실로 들어왔다.

‘워크 앤드 라이프 밸런스(워라밸)’가 화두다. ‘직장에서의 근무시간을 줄이고 여가시간을 늘린다’는 워라밸이 시대적 흐름처럼 받아들여지지만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생산성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하지만 스타트업 여기어때, 배달의민족(회사명 우아한형제들) 등이 실시하는 주 4.5일제를 살펴보면 이는 기우에 가까운 것임을 알 수 있다.

4.5일제를 실시하는 회사의 임직원들은 ‘뚝 하고 떨어진’ 월요일 오전시간을 어떻게 활용할까. 위드이노베이션은 임직원 220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질문에 대한 설문조사(중복 응답)를 했다. 1위는 평일에 할 수 없던 개인 업무(은행, 병원, 주민센터 방문 등)가 33.6%였고 휴식(늦잠 등) 취하기가 31.9%를 차지했다. 주말여행 후 여유롭게 복귀(18.5%)하거나 가족과 함께 (육아 등) 시간 보내기는 16.8%였다.

“10여 년간 다니던 대기업과 작별하고 한 달 전 입사했어요. 월요일 아침마다 다섯 살 난 딸아이 유치원에 보내는 일이 전쟁이었거든요. 주 35시간 제도는 위드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가장 큰 이유입니다.”(박이신 고객지원팀 매니저)

위드이노베이션은 주 4.5일제 도입 이후 1년 만에 회사 지원율이 평균 3배로, 연구개발(R&D) 직군은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점심시간을 1시간 30분으로 여유 있게 늘리니 근무시간 중 회사 주변을 배회하거나 카페에서 잡담을 하며 시간을 낭비하던 직원들이 줄어 업무 집중도도 높아졌다.

우아한형제들도 2015년 1월 일찌감치 월요일 오후 출근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3개월간 유예기간을 두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주 5일제도로 되돌리려고 했다. 다행스럽게 월요일 오후 출근해도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이에 2016년 3월부터는 퇴근시간을 기존 오후 6시 반에서 6시로 앞당기면서 주 35시간을 완성했다.

위드이노베이션과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520억 원, 162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91.5% 늘어났다. 주 4.5일제를 실행에 옮기는 기업도 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1월부터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주 35시간 근무제도(오전 9시 출근∼오후 5시 퇴근)를 도입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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