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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1박2일 승부끝 준우승…느려진 그린, 슬로 플레이에 고전

입력 | 2018-04-03 01:17:00


박인비(30)가 8차 연장을 치르는 ‘1박 2일’ 승부 끝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2013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정상을 노렸지만 아쉽게 물러서야 했다.

박인비는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자 미션힐스CC(파72) 10번홀(파4)에서 열린 8차 연장전에서 약 6m 버디 퍼팅을 놓쳐 앞서 10m 넘는 버디 퍼팅을 극적으로 성공시킨 페르닐라 린드베리(32·스웨덴)에게 패했다.

린드베리는 생애 첫 LPGA투어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차지하며 42만 달러(약 4억5000만 원)의 우승 상금을 받았다.

2주 전 뱅크 오브 오프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박인비는 비록 LPGA투어 통산 20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서른이 된 올해 상승세를 유지하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전날 박인비는 린드베리, 재미교포 제니퍼 송(29)과 나란히 최종 합계 15언더파로 4라운드를 마쳐 연장에 들어갔다. 3명이 연장전에 나선 것은 대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18번홀(파5)에서 계속된 전날 연장전에서 제니퍼 송이 3차 연장전에서 탈락한 가운데 박인비와 린드베리는 4차 연장전까지 팽팽히 맞선 뒤 해가 져 더 이상 경기를 치를 수 없게 됐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다음날 오전 8시(현지시간) 5차 연장전을 치르기로 결정해 1972년 대회 사상 처음으로 월요일에 경기가 끝나게 됐다. 5차(10번홀), 6차(17번홀) 7차(18번홀) 연장전에서도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박인비는 린드베리의 지나친 슬로 플레이와 전날 보다 느려진 그린 스피드에도 고전했다.

4라운드 후 이동을 위해 짐을 쌌던 박인비 가족은 숙소로 돌아가 즉석밥과 밑반찬으로 저녁을 해결해야 했다. 박인비는 “이런 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박인비는 연장전을 7차례 치러 3승 4패를 기록했다.

미국LPGA투어에서 최장 연장 승부는 1972년 코퍼스크리스티시비턴오픈이다. 당시 조 앤 프렌티스는 샌드라 파머와 캐시 위트워스를 연장 10번째 홀에서 따돌리고 우승했다. 2012년 LPGA투어 킹스밀챔피언십에서 신지애는 폴라 크리머와 이틀에 걸쳐 9홀까지 가는 연장 접전 끝에 우승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