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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김태형 감독의 ‘어색한 동거’

입력 | 2018-04-03 18:27:00

두산 김태형 감독-LG 김현수(오른쪽). 스포츠동아DB


마냥 반가워할 수도, 그렇다고 미워할 수도 없는 사이다. 이제는 한 지붕 아래 서로 다른 가족의 일원이 된 두산 김태형(51) 감독과 LG 김현수(30)가 그렇다.

김현수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을 앞두고 반가운 얼굴들과 인사를 나눴다. 친정팀의 사령탑인 김 감독을 비롯해 오랜 시간 함께 땀을 흘렸던 동료들과 모처럼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젠 익숙한 1루 쪽 대신 3루 쪽 라커룸을 사용하는 김현수는 여전히 두산에 대해 미묘한 감정을 갖고 있다.

김 감독 역시 비슷한 마음이다.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김현수를 두고 “내게 와서 요즘 잘 안 맞고 있다고 하더라. 내 입장에선 (방망이를) 잘 못 쳤으면 좋겠다.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농담 섞인 진심을 드러내면서도 “지금은 타격이 잘 안 되고 있지만, 그게 더 무서운 거다”라면서 옛 제자를 향한 믿음(?)을 보냈다.

김 감독의 견제를 전해들은 김현수는 “나는 잘 쳤으면 좋겠다”며 기분 좋게 응수했다. 이전 팀과 같은 홈 그라운드를 쓰고 있지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이날 상대 선발로 등판한 유희관을 상대하는 것도 김현수에겐 생애 첫 경험이다. 그는 “유희관의 공은 두산 시절 청백전에서도 쳐본 적이 없다. 만약 슬로커브가 들어온다면 안치면 그만이다”고 여유를 보이며 “타석에 들어서면 기분이 많이 이상할 것 같다. 정말 많이 정든 팀이다”며 “이제는 LG에 정을 쌓아야한다”며 웃었다.

잠실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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