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에 첫 출시된 인텔의 8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그 동안 다소 매너리즘에 빠져있던 인텔의 각성이 엿보이는 제품이었다. 인텔 코어 시리즈는 2세대 제품부터 거의 5년 동안 코어의 수를 늘리지 않는 등, 한동안 성능 향상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8세대 코어를 출시하면서 대부분의 제품군에 평균 2개씩의 코어 수를 늘리고 가격은 동결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인텔의 크리스 워커(Chris Walker) 부사장(출처=IT동아)
인텔은 여세를 몰아 8세대 코어 시리즈의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한다. 4월 3일, 인텔은 중국 베이징의 M-SPACE에서 글로벌 발표회를 열고 노트북용 코어 i9 프로세서를 비롯한 8세대 코어의 신형 제품군을 소개했다. 이날 행사는 인텔 차이나의 루이 왕(Rui Wang) 대표 및 인텔 글로벌의 크리스 워커(Chris Walker) 부사장이 키노트를 맡았다.
전에 없던 고성능 노트북용 프로세서, 코어 i9-8950HK
새로 출시된 고성능 노트북용 프로세서 제품군(H시리즈)(출처=IT동아)
특히 플래그십 제품인 코어 i9-8950HK의 경우는 고성능이 필요한 순간, 최대 4.8GHz까지 클럭이 향상되는 터보 부스트 2.0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노트북용 프로세서로는 이례적으로 오버클러킹 제한이 풀린 상태로 출고된다.
노트북용 코어 i9 소개 영상(출처=IT동아)
최상위급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H시리즈 외에 일반 노트북을 위한 U시리즈도 라인업이 보강되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제품은 4코어 8쓰레드 구성의 코어 i7-8559U, 코어 i5-8269U, 코어 i5-8259U를 비롯, 2코어 4쓰레드를 갖춘 코어 i3-8108U 등 4종이다.
8세대 코어에 옵테인 메모리 달면 8세대 코어 플러스?
한편, 이날 인텔은 컴퓨터 시스템 저장장치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초고속 보조 저장장치인 인텔 옵테인 메모리(Intel Optane Memory)가 한층 활용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강조했다. 8세대 코어 데스크탑 시스템에만 적용되던 기존과 달리, 향후에는 노트북 시스템에도 옵테인 메모리가 호환될 것이며, 특히 이날 소개된 신형 8세대 코어는 모두 옵테인 메모리를 지원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옵테인 기술 기반의 SSD인 '옵테인 SSD'도 출시된 바 있다.
8세대 코어와 옵테인 메모리가 결합된 8세대 코어 플러스 플랫폼의 개요(출처=IT동아)
특히 옵테인 기술(옵테인 메모리, 옵테인 SSD)이 탑재된 8세대 코어 시스템은 새로운 플랫폼으로 분류, 이와 같은 시스템은 코어 i9+, 코어 i7+ 등과 같이 프로세서 브랜드 뒤에 ‘+(플러스)’가 붙게 될 것이라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행사장에서는 옵테인 SSD를 적용한 시스템이 일반 SSD를 적용한 시스템에 비해 게임 성능이 실제로 향상된다는 점을 증명하는 시연도 이루어졌다.
옵테인 메모리를 적용한 시스템이 일반 SSD 시스템의 게임 성능 비교 시연(출처=IT동아)
그 외에도 인텔은 데스크탑용 8세대 코어 라인업도 보강, 코어 i5-8600, 코어 i3-8300 등의 모델을 추가하는 한편, H370, H310, Q370, B360 등 신형 메인보드 칩셋을 출시해 한층 다양한 메인보드의 선택권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10nm 제조공정이 적용된 차세대 제품군(코드명 캐논레이크)가 이날 소개되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지만 이날 소개된 신형 8세대 코어 시리즈는 기존 제품과 같은 14nm++ 공정으로 제조했다고 인텔은 밝혔다. 10nm 공정의 차세대 제품군은 좀 더 기다려야 할 듯 하다.
이날 소개된 신형 8세대 코어 제품군은 14nm++ 공정 기반의 제품이다(출처=IT동아)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너무 실망할 일은 아니다. 코어의 추가 및 클럭의 향상, 처리경로 최적화 등을 통해 7세대 코어에 비해 30% 가량 종합 성능이 향상되는 등, 실질적인 발전이 있었으며, 옵테인 기술을 적용할 경우에는 추가적인 성능 향상도 기대할 수 있다고 인텔은 강조했다.
새로 추가된 300 시리즈 메인보드 칩셋 제품군(출처=IT동아)
이와 함께, 기존의 8세대 코어용 데스크탑 메인보드(Z370 칩셋 기반)가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날 좀 더 저렴한 H310, B360 등의 메인보드 칩셋이 발표된 점은 알뜰파 소비자들에게 환영 받을 것으로 보인다.
행사장에는 여러 브랜드의 8세대 코어 기반 PC가 전시되었다(출처=IT동아)
그리고 전반적인 프로세서 라인업의 확대로 인해 좀 더 다양한 8세대 코어 PC가 등장할 수 있게 된 점 역시 긍정적인 변화다. 실제로 이날 행사장에는 에이서, 에이수스, 기가바이트, 델, HP, 레노버, 삼성전자 등 다양한 OEM 제조사들이 8세대 코어 기반 노트북과 데스크탑을 전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동아닷컴 IT전문 김영우 기자 peng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