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파고 제로 ● 알파고 제로 2국 6보(99∼119)
흑은 중앙을 어떻게든 지키려 한다. 반대로 백은 중앙만 적당히 삭감하면 우세하다. 심리적으론 백이 편하다. 물론 알파고엔 심리라는 게 없지만 말이다.
백 알파고는 흑이 먹으라고 던져준 돌(●)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다. 백 100으로 응급처치만 한 채 104로 상변을 확실히 연결했다. 이래야 나중에 중앙으로 진출할 든든한 배경이 된다.
그렇다면 흑으로선 105로 좌변 돌(●)을 살리는 게 맞다. 이때 참고 1도 백 1로 끊으면 좌변 백 돌을 좌상과 연결시킬 수는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입은 손해가 만만찮게 크다.
백 108부터는 흑백이 큰 곳을 하나씩 차지하고 있다. 그사이 백은 중앙 흑세를 지웠고, 흑은 좌변에 두툼한 집을 만들어 실리의 균형을 맞췄다. 이렇게 평온이 찾아오자 어느덧 끝내기 국면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