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정부, 극렬 시위대에 강경대응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나는 이를 경고하러 왔다.”
프랑스의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생태·에너지 국무장관은 지난달 21일 프랑스 서부 노트르담데랑드 지역을 찾아 이곳을 점거한 극렬 시위대(자디스트·Zadiste)에 최후통첩을 했다. 그러나 자디스트는 “강력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르코르뉘 장관은 “강제 집행에 나섰다가 경찰과 자디스트 사이에 큰 충돌만 벌어지고 해산에 실패했던 2012년과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며 “극좌파와 공화국에 반하는 폭력 인사들이 점거하고 있는 이곳은 곧 공공질서가 회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250∼300명의 자디스트는 공항 백지화의 목표를 이룬 뒤에도 신공항 건설부지(약 1250만 m²) 내 핵심 지역(약 100만 m²) 점거를 풀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이곳에서 실험적으로 집단농장을 경영하겠다. 점거 승리 기념장소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1월 당시 신공항 건설 포기를 선언하면서 “겨울이 끝날 때까지 나가지 않으면 강제 퇴거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3월 31일로 겨울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지역 경찰은 지난달 27일 노트르담데랑드와 주변 6개 시에 기름과 가스를 비롯한 폭발 물질, 가연성 물질, 사냥 무기 등을 한시적으로 소지할 수 없도록 하는 질서유지권을 발동했다. 강제 진압을 위한 사전 작업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2500명의 경찰이 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으며 디데이는 9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에 자디스트는 지난주 총회를 열어 경찰의 진압에 강력히 맞서기로 결의했다. 지난달 31일 주변 대도시인 낭트에서는 1000여 명이 동조 시위를 벌였다.
마크롱 정부 안에선 더 이상 ‘떼법’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강하다. 자디스트는 노트르담데랑드 점거 이후 전국의 50여 개 개발 프로젝트에 다 끼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마크롱 정부는 2월 핵폐기물 매립장 건설에 반대하며 2년째 뷔레 지역을 점거한 자디스트를 새벽에 급습해 강제 해산시킨 바 있다. 그러나 자디스트는 6월경 다시 이곳을 점거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프랑스 언론이 전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