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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역량있는 벤처 육성이 시급”…벤처 “대기업 기술탈취 방지도 중요”

입력 | 2018-04-04 03:00:00

[다함께 꿈꾸는 혁신성장/한국형 혁신기업 키우자]
동아일보-벤처협회, 341개 업체 조사




벤처기업에 대한 대기업 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벤처 모두 정부 규제 완화와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대기업 기술 탈취 문제에는 시각차를 나타냈다.

동아일보와 벤처기업협회가 국내 대기업 25곳과 벤처·스타트업 316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과 벤처기업 모두 대기업의 벤처 인수합병(M&A) 및 투자를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로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32.6%)을 꼽았다. 벤처기업들은 대기업이 벤처기업 생태계에 참여하는 가장 바람직한 형태로 ‘사업 제휴 및 공동 연구개발’(50.6%)을 꼽았다. 국내외 판로 제공(20.3%)과 M&A 및 투자(14.2%)가 뒤를 이었다.

대기업의 벤처기업 M&A와 투자 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요건을 묻는 질문에 대기업은 주로 ‘규제 완화 및 정책 지원’(12곳)과 ‘역량 있는 벤처기업 육성’(10곳)을 꼽았다. ‘기술 탈취 방지 및 공정거래 확립’이 필요하다고 답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반면 벤처기업은 규제 완화, 역량 있는 벤처기업 육성 필요성에도 공감했지만 기술 탈취 방지에도 적지 않은 관심을 나타냈다. 기술 탈취 방지를 1순위 또는 2순위로 꼽은 응답 기업은 전체의 17.7%로, 역량 있는 벤처 육성(19.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규제 완화(15.8%)는 그 다음이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대기업 기술 탈취 근절이 건전한 벤처 생태계 육성의 핵심으로 보고 2월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 대책’을 내놨다. 기술자료 요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하고 기업 간 거래 시 비밀유지협약서 체결을 의무화하는 것이 뼈대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대기업이 국내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제 가격을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라며 “대기업이 벤처 기술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준다고 판단되면 능력 있는 기업가들이 창업에 뛰어들고, 다시 살 만한 벤처가 많아지는 선순환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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