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승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
과거의 흐름대로라면 올해도 최근 2년간 계속된 주가 상승 곡선을 이어가야 한다. 하지만 최근 두 달 동안 국내 철강·소재업종 지수는 약 15% 하락했다. 하락세가 일시적인지 아닌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만큼 향후 철강산업의 수요와 공급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움직임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은 글로벌 철강산업에서 수요와 공급 모두 약 50%의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 부동산 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중국은 올해 3000만 t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철강 생산설비를 폐쇄할 계획이다. 철강 수요 감소에 따라 공급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최근 한미 철강관세 협상 타결로 철강업종의 불확실성이 사라진 점도 호재다. 아직 수입 쿼터제 문제가 남긴 했지만 국내 기업들은 위기를 극복할 저력이 있다. 수출 지역 다변화, 품질 개선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것이다.
한국 철강산업의 주요 수요처인 자동차, 조선, 건설업의 부진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철강 가격 흐름은 이미 글로벌 경기와 철강산업 수요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결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철강산업은 수요와 공급 측면 모두 아직 구조적인 하락을 우려할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된다. 오히려 최근 한국 철강 기업들의 주가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우리는 철로 만든 자동차를 타고,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철기 시대’에 살고 있다. 철강산업 역시 진보하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