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개막 마스터스 우승 1순위… “올해처럼 완벽한 준비는 없었다” 2016년 ‘쿼드러플 참사’ 스피스, “과거는 잊고 적극적으로 공략” 왼손 장타자 왓슨도 챔피언 후보
5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를 앞두고 로리 매킬로이(29·북아일랜드)는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스터스만 정복하면 역대 여섯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그이지만 지난 9년간 그린재킷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매킬로이는 “최근 4년간 꾸준히 톱10에 진입했다. 배운 것이 많으니 이번엔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피스는 2015년 마스터스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1∼4라운드 선두 유지) 우승을 차지하며 타이거 우즈(43·미국)의 뒤를 이을 ‘차세대 황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는 2연패를 노렸던 다음 해 줄곧 선두를 달리다가 4라운드 12번홀(파3)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는 참사로 인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스피스는 “과거의 아픔은 잊었다. 오거스타의 까다로운 그린 등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스피스가 빠르기로 유명한 오거스타의 유리알 그린을 극복하려면 장점인 ‘컴퓨터 퍼팅’이 살아나야 한다. 나상현 SBS골프 해설위원은 “스피스는 올 시즌 퍼트가 흔들리는 등 자신의 장점이 살아나지 못하면서 무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열린 휴스턴 오픈(3위)부터 퍼트 감각이 살아난 만큼 우승도 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깜짝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선수는 버바 왓슨(40·미국)이다. 왓슨의 배당률은 14로 우즈(배당률 12·6위)에 이어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왼손잡이 장타자인 그는 2012, 2014년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하며 이 대회에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 대회 코스는 6개 홀이 왼쪽으로 휘어진 ‘도그레그 홀’로 왼손잡이 골퍼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오거스타의 일부 홀은 왼손잡이 골퍼가 자신이 원하는 구질로 그린을 공략하기 쉬운 레이아웃이다”라고 분석했다. 짝수 해에 마스터스 우승을 엮어낸 왓슨은 “내가 우승 후보로 지목되는 것은 부담이 돼서 싫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다만 내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해 경기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