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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의 박근혜, 교도관에게 형량 전해듣고 한마디도 안해

입력 | 2018-04-07 03:00:00

유영하, 선고재판 직전 박근혜 접견… “결론 미리 내놓고 짜맞춘 판결”
박근령 “한국사회 죄 대신 갚는것”
박지만, 생중계 보다 중간에 관둬… 지인에 “돈 엄격한 누나가 속은것”
박영수 특검팀 “예상했던 결과”




TV 생중계에 쏠린 눈 6일 오후 서울역 로비에서 수백 명의 시민이 TV로 생중계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TV 화면에 1심 재판장인 김세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부장판사가 선고하는 모습이 보인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1심 선고에 불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66·구속 기소)은 6일 오후 서울구치소에서 유영하 변호사(56·사법연수원 24기)와 접견하던 도중에 교도관으로부터 1심 형량을 전해 들었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의 구형량을 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선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유 변호사는 이날 오후 1시 반부터 4시까지 약 2시간 30분 동안 박 전 대통령을 접견했다.

○ 朴 측 “진실은 드러날 것”

박 전 대통령 접견을 마치고 나온 유 변호사는 1심 판결에 대해 “선입견과 예단에 따라 이미 결론을 내놓고 짜 맞춘 판결”이라며 “언젠가 역사의 입장에서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민사재판을 맡고 있는 도태우 변호사(49·41기)는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전부 무죄를 확신한다. 적법 절차가 무너진 반문명적 재판이 바로잡힐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며 재판부를 비난했다.

국선변호인으로 법정에서 선고 과정을 지켜본 강철구 변호사(48·37기)는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았으니 마지막까지 피고인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진실은 빠르면 수년 내에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공범인 최순실 씨(62·구속 기소)를 변호하고 있는 이경재 변호사(69·4기)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판결은 잘못된 재판의 전형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변호인단의 격앙된 반응과는 달리 박 전 대통령의 가족들은 재판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였다.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64)은 1심 결과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곳곳이 병든 한국 사회를 대속(죄를 대신 갚음)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고 상생할 수 있도록 짊어지고 나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60)은 이날 내내 심란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의 한 지인은 “TV 생중계를 보던 박 회장이 결과가 뻔하다 싶어 중간에 그만 봤다고 했다”며 “박 회장이 ‘돈 문제에 엄격한 누나가 최 씨에게 속은 거지 나쁜 의도를 가지고 그랬겠느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 檢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아…최선 다할 것”

검찰은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선고 직후 “검찰은 최종적으로 법과 상식에 맞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은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일부 검사는 허탈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2016년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에 참여했던 한 간부는 “대통령이 피고인이 됐다는 것 자체가 가슴 아픈 일이고 유죄가 나왔지만 전혀 기쁘지가 않다”고 소회를 말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파견됐던 한 검찰 간부는 “대통령도 문제지만 아무도 잘못을 막지 못한 공직사회에도 책임이 있다”며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박 특검은 이날 1심 선고에 대해 특별한 언급 없이 평소처럼 변론 준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의 한 관계자는 “앞서 최순실 씨의 1심 판결이 먼저 나온 상황이라 예상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ys@donga.com·신아람 채널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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