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기꺼이 논의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직접 전달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8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북-미 정보당국 간 비밀접촉에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사를 직접 확인했다는 것이다. 우리 청와대도 어제 “북-미 접촉이 잘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우리 정부의 방북 특사단으로부터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 표명을 간접적으로 전달받은 게 전부라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비공식 접촉에서 비핵화 의지를 직접 밝혔고 미국은 이를 적극적인 대화 의지로 해석한 만큼, 북-미 정상회담이 과연 열릴 수나 있겠느냐는 일각의 회의론은 많이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CNN은 북-미 비공개 접촉의 초점은 여전히 정상회담 장소를 정하는 데 맞춰져 있고, 북한은 평양에서 열자고 밀어붙이고 있다고 한다. 정작 중요한 의제 조율과 관련해선 진전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는 크다. 하지만 두 정상 간 예측 불가능한 담판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너무나 위험하다. 그런 만큼 우리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북-미에 앞서 열리는 4·27 남북 정상회담은 긴밀한 한미 공조 아래 김정은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이제 보름 남짓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