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정시, 서울 사립대 10곳서만 953명 늘어
○ 서울 주요 사립대 정시 비중 30% 선에 맞춰
이에 따라 서울 10개 사립대에서만 정시 선발 인원이 2019학년도 대입보다 953명(11%) 늘어났다.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대학들이다 보니 대입 판도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통상 4∼9%인 수시 이월 인원까지 포함하면 정시 비중이 40%까지 올라가는 대학도 있을 것”이라며 “고2 학생들은 대입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정시 확대되면 강남 재학생과 재수생 유리
서울 상위권 대학은 정시 비중이 축소된 상황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을 높여 우수 학생을 미리 독점해 왔다. ‘내신 부풀리기’ 등 일반고 내신에 대한 불신이 크다 보니 정성평가인 학종을 통해 특목고 자사고 학생들을 대거 선발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반면 정시 인원이 늘어나면 서울 강남 학생과 재수생이 유리해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 분석에 따르면 2005∼2015학년도 서울 자치구별 수능 고득점자(국어 수학 영어 2등급 이상) 비율은 강남구→서초구→양천구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이 몰린 강남 학생들이 내신등급은 떨어지지만 수능 점수는 높았다. 학종에 포함되는 내신성적이나 비교과활동에 신경 쓸 필요 없는 재수생도 유리해진다.
○ 진보교육계도 ‘교육부 때리기’
교육 이슈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진보적인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여당과 정부의 대입 정책 제안은 수능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참여정부 이후 10년 이상 이어진 공교육 정상화라는 교육적 흐름을 거스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교사 단체도 교육부 비판에 가세했다. 진보성향 교사 모임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수능 회귀는 미래형 교육을 망친다”며 이날부터 11일까지 정시 확대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반면 보수성향 시민단체인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은 “수시에서 수능 성적을 반영하고 정시 모집을 더 늘려야 한다”며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여권 관계자는 “대선 공약집을 만들 당시에도 문재인 캠프의 ‘현실론’과 진보교육 진영의 ‘이상론’이 상당한 마찰을 빚어 수시 정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담지 못했다”며 “이제라도 교육의 미래를 그려놓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않는다면 혼선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