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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구 체크때 관리비 체납도 확인한다

입력 | 2018-04-10 03:00:00

복지사각 ‘증평 모녀’ 재발 방지
정부 관리정보 27→30종 확대




‘증평 모녀 자살’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아파트 관리비 체납 등의 정보를 ‘위기가구 그물망 빅데이터’에 포함시킨다. 복지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기가구 발굴 그물망을 촘촘히 하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9일 “위기가구를 찾기 위해 정부가 관리하는 정보를 현행 27종에서 30종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6일 충북 증평군의 한 민간 임대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된 A 씨(41·여)와 그의 딸(3)이 2014년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가 시행 중인 복지 사각지대 발굴 정책에서도 소외됐었던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A 씨는 전기 및 수도 요금을 몇 달간 내지 못했지만 한국전력공사와 상수도사업본부의 단전·단수 데이터로는 이 사실을 파악할 수 없었다. 해당 요금이 아파트 관리비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유사 사례를 막기 위해 공공 및 민간 아파트로부터 관리비 체납 정보를 신고 받고, 체납 가구에 관리사무소 직원 등이 즉시 방문해 도움이 필요한지 확인할 수 있도록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월 5만 원 이하의 건강보험료를 6개월 넘게 내지 않은 경우에만 지원 대상인지 확인하지만, 이 기준도 월 10만 원 이하, 3개월 체납으로 각각 완화한다. A 씨는 건보료가 여러 달 밀렸지만 복지부가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 아파트 보증금이 재산으로 책정돼 건보료가 5만 원 넘게 부과됐기 때문이다.

생계를 이끌던 구성원이 숨지거나 실직한 경우에도 위기가구로 분류한다. A 씨는 지난해 말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생활 여건이 열악해지고 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자살자 유가족을 위해 ‘찾아가는 심리 상담 서비스’ 등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는 A 씨처럼 가족을 자살로 떠나보낸 유가족도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특별한 관심을 갖고 관리하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조건희 becom@donga.com·김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