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전쟁이야! 시끄러워 듣기조차 싫어. 눈물이 마르도록 빌어. 끝까지 갈게. 두고 봐. 넌 날 잘못 건드렸어∼ 전쟁이야. 겁쟁이야. 너 두고 봐봐∼.”
조금 오래되긴 했지만 아이돌 그룹 ‘엠블랙’의 ‘전쟁이야’라는 노래 가사입니다. 전쟁 전 선전포고와 같은 가사죠.
전쟁을 치르면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쟁을 불사하는 것은 자국을 지키기 위한 방어의 수단으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선제공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운동 경기는 승패를 인정하고 끝나지만 전쟁은 그렇지 않습니다.
○ 미국의 자국 보호무역인 ‘아메리카 퍼스트’
무역 하면 함께 나오는 단어가 WTO, FTA입니다. 1993년 11월 유럽공동체인 유럽연합(EU)이 탄생해 유럽을 하나의 단일 시장, 단일 화폐로 유럽 경제를 발전시키고자 하였습니다. 이에 1994년 1월 미국, 캐나다, 멕시코는 관세와 같은 무역장벽을 폐지하고 자유무역을 목표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출범했습니다. EU를 견제하고 중남미와의 관계 강화를 목적으로 탄생했습니다.
이듬해인 1995년 세계화라는 이름으로 다자간(여러 나라 간에) 자유무역체계를 추진하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했습니다. 2002년부터 WTO 회원국 가운데 국가 간 무역을 자유롭게 하자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이런 자유무역의 경제체제에서 자국 보호무역으로 노선을 변경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무역협정을 고쳐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해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겠다며 미국 우선주의인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에 반대하는 나라에는 보복관세를 부과해서라도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고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무역적자 해소와 일자리 창출, 자국의 정치적 위상과 안보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 미국 고관세 부과에 중국도 맞대응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를 상대로도 무역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국가가 중국입니다. 그동안 미국은 자유무역을 강하게 주장해왔으며 세계 1, 2차 대전으로 유럽 등 각 나라에 무기를 팔면서 엄청난 경제발전을 했습니다. 최근 미국에 이어 어마어마한 인구의 중국이 급부상하게 됐습니다. 공장에서 값싼 ‘메이드 인 차이나’를 쏟아내던 중국이 아니라 반도체, 인공지능, 핀테크 등의 기술을 통해 혁신적 중국 경제를 이루려고 하니 미국이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미국이 먼저 중국에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첨단 기술품목 등 1300개 항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제동을 걸었습니다. 과거의 중국과 달리 지금의 중국은 미국의 관세폭탄에 보복관세로 정면 대응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산 콩과 자동차로 맞대응했습니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콩(대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을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그 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콩을 돼지 사료로도 먹이는데 이제 미국산 콩을 안 사겠다는 거죠. 미국의 최대 농업지대와 콩 생산지역은 트럼프의 정치적 표밭인데 그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린 겁니다. 미국과 중국의 싸움은 ‘네가 한 대 때렸으니 나도 한 대 때려서 똑같이 복수할 거야’ 하는 것처럼 단순하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2000년 이후 중국의 국제 위상이 높아지며 미국과의 주도권 전쟁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미중 무역전쟁은 단순히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들의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세계는 그리고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우리나라는 슬기로운 결정을 해야 하고 두 나라의 무역전쟁을 통해 새로운 세계의 질서가 오고 있는 것인지 빅 픽처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김영옥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