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한국폴리텍대 부산캠퍼스 자동차과 교수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는 환경보호에는 유리하나 관련 산업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최근 유럽과 미국은 이와 관련해 다른 입장을 내놓았다. 독일 라이프치히 연방행정법원은 대기오염이 심각한 기간에 모든 디젤 차량 운행을 금지할 수 있는 판결을 내렸다. 반면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는 자동차 업계의 바람대로 ‘연비 강화 정책’을 폐기하고 기준을 완화하기로 했다.
한국은 어떠한가? 수도권 대기 환경오염 대책은 주로 노후 디젤 차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기질이 악화되면 차량 2부제, 친환경차 보급 등의 정책을 펴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되지는 못한다. 맑고 청명한 하늘을 기대하려면 독일처럼 정상적인 디젤 차량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 물론 이런 정책은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독일에서는 디젤 자동차의 판매율이 10%나 하락했고 그 공백을 전기차, 하이브리드자동차가 메웠다. 아직 친환경 자동차의 인프라와 수익성이 확보되지 못한 국내 자동차기업들은 디젤 자동차에 의지하는 비율이 높다.
결국 독일, 중국처럼 강력한 정책을 추진해야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우리 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여러 의사결정 과정이 필요하고 각계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자동차산업 등 희생을 감내해야 할 국민적 동의도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아이들의 건강과 다음 세대가 숨쉬어야 할 공기에 대한 책임을 한시라도 미룰 수 없다. 현재 내가 숨을 쉴 때도 미세먼지라는 ‘앤트맨’은 빠른 속도로 내 몸에 침투하고 있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 부산캠퍼스 자동차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