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무위원회 인사를 단행하며 군부 몫의 부위원장 자리를 공석으로 남겨뒀다. 김정은이 국무위원장이란 직함으로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 회의가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노동신문이 12일 전했다. 김정은의 참석 여부는 전하지 않은 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 수뇌부가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는 인사 발표와 경제 활성화 독려에 집중됐다. 핵과 정상회담 관련 정책이나 결정은 전해지지 않았다. 이틀 전 김정은이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한미와의 릴레이 정상회담을 공식화한 만큼 추가 입장표명에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 황병서 전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에서 해임됐다. 그런데 후임 총정치국장인 김정각이 부위원장보다 낮은 위원에 오르는 ‘이변’이 발생했다. 김정각이 황병서에 비해 경륜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2016년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국무위원회를 만들며 ‘정상 국가화’를 주장하는 김정은이 군부 힘 빼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김기남, 리만건, 김원홍이 국무위원회 위원에서 빠지고, 박광호, 태종수, 정경택이 이름을 올렸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