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의대 활용해 2022년 설립… 전북 동남부-지리산권 지역 등 의료 낙후 주민들에 혜택 예상… ‘비리사학몰수법’ 통과 등 난제도
전북 남원에 국내 첫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이 이르면 2022년 설립된다. 2월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이 남원에 들어서면 의료 낙후지역이었던 전북 동남부권과 지리산권 주민들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특히 서남대 폐교로 상실감이 컸던 남원지역 주민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국회에 계류 중인 ‘비리사학몰수법’ 통과와 전북대 의대 등에 임시 배정된 의대 정원 회수 등 풀어야 할 난제도 많다.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은 정부가 학생에게 경찰대나 사관학교처럼 학비 전액과 생활비 일부를 지원하고 학생은 졸업 후 의사 자격을 취득해 최소 9년 이상 공공의료 분야에서 의무 복무토록 하는 제도다. 이 학교는 2월 폐교한 서남대가 있던 남원시에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와 여당은 올 하반기 중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을 위한 관련 법령을 마련하고 2022년이나 2023년 개교를 목표로 학교 건립에 나서기로 했다. 학년별 정원은 서남대 의대 정원과 같은 49명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사회적 요구가 크거나 의료계에서 배려해 준다면 (정원 확대도) 가능할 것”이라며 정원 확대 가능성도 열어 뒀다.
학생 모집 시 시도별 의료 취약지 규모나 필요 공공의료 인력 수 등을 고려해 지역별로 학생을 일정 비율로 배분해 선발할 예정이다. 의료 취약지가 많은 농어촌이나 도서지역에 사는 학생이 입학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은 국립중앙의료원과 연계해 운영되며 학생들은 국립중앙의료원과 전북지역 공공병원 등 전국 협력 병원에서 순환 교육을 받는다. 국립공공의료대학(원)이 고교 졸업생이 가는 6년제 의대 형태가 될지, 학부 졸업생이 가는 4년제 의학전문대학원 형태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졸업 후 학생들은 각 시도로 배치돼 지정된 의료기관 등에서 일정 기간 복무해야 한다.
○ 비리사학몰수법 통과도 과제
공공의료대학(원) 터는 서남대 캠퍼스를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비리 등으로 폐교될 경우 남은 재산을 국고로 환수하는 사학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 이 법안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데 사유재산권 침해 요소가 있다는 일부 의원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서남대 의대 정원을 나눠 배정받은 전북대와 원광대는 의대생 정원이 늘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반납해야 한다. 교육부는 지난달 22일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전북대에 32명, 원광대에 17명 배정했다. 물론 공공의료대학(원)이 설립되면 반납한다는 조건이었다. 당시 두 대학은 서남대 의대 재학생 특별편입학 과정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학습권 침해라며 소송을 제기하는 등 한바탕 내홍을 치렀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